1950년대부터 군산서 활동한 문인·작품 조명
"훗날 누군가 내 책을 근거로 군산문학사를 정리할 때 정작 내 이름을 빼놓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몇 번 해봤습니다."
군산문학사를 정리하고 있는 최영 시인(64). 순창 객지놈이 뭘 안다고 하느냐는 푸념도 있지만 그에게 군산은 제2의 고향이다. 2006년 3월부터 군산신문에 '1950년대 군산문단 산책'으로 8개월간 연재했다. 다음해 2007년 1월부터 11월까지 군산뉴스에'군산 문학의 원류를 찾아서'를 다시 연재하면서 78명의 문인들이 조명됐다. 수필집 「군산문학의 원류를 찾아서」 출간은 소설가 채만식씨를 제외한 군산을 거쳐 갔거나 군산 문학활동에 참여했던 문인들의 기록. 군산문학회, 토요동인회, 토문동인회, 시명파동인회 결성과 활동이 군산문인협회로 이어지면서 군산문학사가 집대성됐다.
"이병훈 선생이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아차' 싶었죠. 책 출간을 서둘러야겠단 생각에 마음이 바빠졌어요."
자료 수집은 매번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 각광받지 못했던 문인일수록 자료 구하기가 더 힘들었기 때문에 지인들의 기억과 자료에 많이 의존했다.
"자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요. 가령 고은 시인처럼 유명한 사람들은 인터넷만 두들겨도 자료가 얼마든지 나오는데 없는 건 참 없습니다. 그래서 귀한 줄 알았어요."
군산문학사를 엮으면서 문학과 인간관계가 함께 복원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책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이가 김신웅씨요. 1950년대 문학을 한 양반이죠. 미국에 계신데, 한국까지 와서 자료를 줬어요. 자신이 갖는 것보다 나한테 주는 게 군산문학사에 도움될 것 같다고."
단편소설 「금송아지」를 발표한 뒤 창작을 활발히 했다가 월북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근영씨가 그의 손에 의해 재조명됐고, 6·25 전쟁 중 여성으로서 문학동인을 창립하고 시집까지 출간했던 정윤봉씨도 부각됐다. 정씨의 첫 시집이 「옥비녀」가 아니라 「봄피리」로 바로 잡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글 중에서도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상의하겠다고도 적었다.
그는 현재 군산뉴스에 싣고 있는 '군산 풍물기'를 또다른 책으로 엮고, 또 한권의 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여생도 군산항에 정박해 군산문인들의 삶과 문학에 천착하고 싶다고 했다.
오랜 생활 공직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198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개구리」 ,「미룡동의 참새」,「내항」 등 외에도 산문집「내 아침의 그림그리기」 등 다수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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