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시대의 아픔 고발…담도암 투병중 완성 '목숨같은 글'
신문연재소설은 사라지고 인터넷연재소설이 뜨는 세상. 도내 한 일간지에 연재됐던 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어졌다.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라대곤씨(69)의 장편소설 「유산」(수필과비평사). 지역 일간지에 135회 걸쳐 연재되면서 제법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이 소설은 담도암 투병 중에 치열하게 완성한 목숨과도 같은 글이다.
"이야기꾼으로 자처하고 나온 처지에 요즘같은 어지러운 시대의 분노와 아픔을 고발하는 책임감 있는 소설을 한 편쯤은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다만 주변에서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내가 들었던 이야기 중에 좀 유별났던 이복형제간의 갈등 이야기가 오랫동안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다른 이야기로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라씨는 "때마침 도덕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불법 장기 매매를 곁들이고, 인간의 집단적 무의식으로 내려온 선악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뱀이야기까지 보태면 제법 읽을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나 이복형제지만 혈연이라는 도덕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장기매매 등 의학이라는 특정 분야에, 뱀이란 소재도 친숙하지 않아 풀어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가 되다 보니 부득이하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어색하고 현실감에서 멀어진 점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철학이나 이념을 떠나서 소설의 재미로만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982년 단편소설 '공범자'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라씨는 여러권의 수필집과 소설집을 냈으며, 두 권의 장편소설 「악연의 세월」 「망둥어」 등으로 이미 힘있는 필력을 인정받아 왔다.
전북문학상, 백양촌문학상, 채만식문학상,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이사, 펜클럽본부 이사,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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