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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자전거 타는 시장님 - 김길중

김길중(한의사)

자전거이용 활성화를 솔선하기 위해 자전거를 통해 출퇴근을 하던 어느 중소도시의 시장이 어느날 술자리에서 타고간 자전거를 놔두고 관용차를 불러 집으로 퇴근했고 다음날 아침 다시 차를 타고 자전거가 보관된 음식점을 찾은 일이 있다고 한다. 그 사실을 다룬 한 칼럼의 요지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쇼맨쉽 이어도, 이벤트성 접근이라도 자꾸 대중교통이나 자전거이용 실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더 유익하다'였다. 꾸지람 대신 시민생활 현실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현장감에 바탕한 현실 인식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온전히 자전거를 통해 생활하는 사례는 아니지만 꽤 긴 시간 자전거 출퇴근을 실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의 이런 '흉내내기' 사례도 많은데 역시 비난과 냉소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버스요금이 얼마인지 모르는 게 흉볼 일은 아니라는 현직 여당 대표의 시민생활과 괴리된 현실감각보다 그 긍정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 덧붙여 내가 원하는 우리 도시의 시장상을 말해보자면 이렇다.

 

부인할지 모르지만 '자동차중심의 도로수요를 해결하는데 치중되었고 부차적으로 대중교통과 녹색교통을 통해 보완하려는' 교통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람 중심의 새로운 교통체계를 만들기 위해' 혁명적 사고의 전환과 제반 실천을 필요로 하는 우리 도시의 현재에 무엇을 할지가 분명한 시장의 등장이다. 그는 임기내 가시화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 치밀한 고려와 준비 없이 지불하지 않아도 무방한 예산낭비를 하지 않는다. 대신에 이웃과 공무원, 그리고 시민사회에 자기가 생각하는 교통체계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제시와 중단 없는 설득과정을 통해 '우리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합의를 소중하게 여긴다. 자전거 타기가 얼마나 이로운지를 설파하고 출근길에 만난 시민의 불편사항을 체크한다. 그 설득과정에 전력을 다해 투자하는 시장으로 기억되면 족할 뿐! , 자전거 다니지 않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며 '자전거도시'를 식상하게 만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시장이 아니었으면 몰라도, 시장이기 때문에' 해야 할 중요한 일로 여기며 자전거 출퇴근을 공약의 1번에 내걸고 실천한다.(우리는 이를 언제까지 드라마에서나 봐야 하는지) 자전거 도로를 몇 km 만들겠다는 시장 보다 자전거 출퇴근을 임기내 빼먹지 않고 실천한 시장이 자전거도시를 만드는데 훨씬 접근해있지 않겠는가?

 

시장이 대중교통에 대한 체감을 하는데 있어 직접 이용해보고 챙겨가는 것이 보고받은 수백 쪽 보고서보다 훨씬 효율적임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듯이, 날마다 직접 보고 느낀 자전거 이용실태를 아는 시장이라면 표방한지 십여년에 이르는 전주의 현재가 자전거도시와 어느 곳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어느 곳에서부터 무엇을 손봐야 할지에 대한 부연이 필요 없으리라 생각한다.

 

장담컨대, 이런 시장이 나온다면 '나와 관계없는 시청사 시장실의 시장님'이 아니라,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고 기다렸고 시민들의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나갈 도시의 중심에 있는 '우리들의 시장님'으로 추앙받고, 새로운 천년 전주로 가는 비전의 중심에 있는 시장으로 평가될 것임을 확신한다.

 

구체적인 상과 목표, 방법론이 생략된 공허한 구호 속의 자전거도시 보다 출근길에서 만난 자전거위의 시장님이 말없이 던져주는 '우리 도시의 비전'에 훨씬 공감이 가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선택하고 따르는데 주저함이 없을 시장님이 아니겠는가?

 

/김길중(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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