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2 07:27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데스크창
일반기사

[데스크窓] 세종시 팔짱 낀 전북 민주당의원 - 김성중

김성중(정치팀장)

지난 10일 오후 6시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도내 국회의원 9명이 모였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봉균 도당위원장은 불참했다. 도내 지역구 의원이 11명이니 민주당 소속 이강래, 조배숙, 최규성, 김춘진, 장세환, 이춘석 의원과 무소속 정동영, 신건, 유성엽 의원이 자리를 함께한 셈이다. 이들이 모이게 된 건 무소속 신건 의원이 만찬에 초대했기 때문이다.

 

4월 재보선 이후 도내 무소속 의원들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저녁을 같이 한 적은 없다. 오죽하면 한 의원은 "같은 지역의원끼리 밥 한번 맘 놓고 먹지 못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하소연했을까.

 

평소 편안한 만남을 갖지 못한 이들이 전격적으로 만난 배경은 무소속 의원의 복당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날 이들이 네 시간 넘게 마신 수십병의 막걸리 안주는 단연 무소속 3인방의 복당이다. 이날 이 자리에서 나름의 결론을 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월내 복당'이라는 중지도 모았고 무소속 의원들은 12일께 복당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좋다. 답답한 복당 문제에 머리를 맞대는 것도, 오랜만의 선후배간 편안한 만찬도, 같은 지역 정치 선후배끼리 막걸리를 기울인 것도 다 좋다. 그러나 눈을 밖으로 돌려 정국상황을 생각하면 한 숨이 먼저 나온다. 만찬 다음 날인 11일 오전,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수정안 발표는 이미 예고된 일이다.

 

그러나 11일 오후가 될 때까지 만찬을 함께 한 민주당 소속 도내 의원들은 전북도의 새만금이, 혁신도시가, 기업도시가, 미래성장 전략이 크나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침묵했다. 평소 틈만 나면 전북발전을 외치고 예산확보 자랑을 늘어놓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복당에 뜻을 모았다는 자족감에 취한건지, 막걸리가 덜 깬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도내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날 국회에서 무소속 3인방의 1월 복당을 강하게 주장한 기자회견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동료정치인을 챙기는 일에는 온갖 열정을 다하면서도 세종시 수정안이 가져 올 파문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알아서 싸우겠지'라는 느슨한 자세에 대한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세종시 파문이 정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초대형 이슈임을 이들이 모를 리 없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유권자도 세종시의 폭발력은 이미 짐작하고 있는 터다. 따라서 이들이 세종시 수정안은 제쳐두고 오로지 '복당의 나팔수'로 나선 이유가 석연찮다.

 

정치권에서는 그 배경을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찾는 분위기다. 복당이 불발될 경우 그 파급력에 자신들의 지방선거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셈법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예컨대 이번 6.2선거에서 무소속 세력과 한 편이 되지 못하면 자신들의 차기 국회의원 선거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심모원려도 있을 법하다.

 

복당을 하건 말건 언론이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당의 대표가 불과 나흘 전에 '당연히 복당. 시기 임박'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쫓기듯이 복당의 전위대로 나서는 모습을 보인 도내 민주당 의원들을 도민들이 어떻게 볼 지 궁금하다. 그 것도 전북의 미래전략에 타격을 가한 세종시 수정안 발표 당일에 말이다.

 

/김성중(정치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