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보여주는 인간 이해 담아
영화 에세이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책을 찾기는 어렵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내놓은 책. 하수민씨(39·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재학)씨의 영화에세이 「영화 속속 풀이」다. 그간 「시와 산문」, 「예술세계」, 「수필세계」에 연재했던 글 모음이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시시콜콜 궁금한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풀이하되 개인적인 호불호는 배제됐다. 하씨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사랑하게 될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랑을 위하여','마음이 따뜻해지는','큰 영화(블록버스터)','작은 영화(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뭔가 특별한', '하하하! 웃다가', '가슴 아파서','사람과 사람, 가족'등 목차만 훑어봐도 영화를 분석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것로부터 자유로운듯 보인다. 삶이란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듯 감독이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넌지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가 처음부터 영화에 관한 글을 쓰고 싶어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어머니인 수필가 김용옥씨가 영화광이었던 까닭에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는 게 원죄(?). 학창시절 시험기간에도 영화가 보고 싶다면, 흔쾌히 허락했던 김씨의 지지로 수많은 영화를 보았고, 영화를 더 알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 끌려 중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홍콩 르와르 세대였던 그에게 중국 영화는 색다른 매력 그 자체. 중국 베이징 대학에서 중국영화사로 석사를 마쳤으면서도, 그저 좋아서 한 일이었다는 것을 보면, 그의 행보는 예측이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해장국을 먹은 것처럼 개운하고 시원하게 속풀이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아쉬움은 있지만, 열악한 제작여건을 이겨내고 작품을 완성했다는 게 의미가 커요. 잘 닦여진 고속도로도 좋지만 험한 산길을 찾아가는 용기와 열정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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