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들리는 법…판소리 대중화 '길라잡이'"…역사·용어·인물 등 기초부터 쉽게 풀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까지 선정됐다고 해서 큰 마음 먹고 한 번 들어보려고 해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판소리다.
'흥보'와 '흥부' 중에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목이 좋다, 나쁘다' 하는데 도대체 '목'이 무엇인지…. 소리꾼들은 굳이 왜 산 속으로까지 들어가서 '백일공부'를 하는지…. 이것 뿐만이 아니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판소리도 마찬가지. 최동현 군산대 교수(56)는 "판소리에 대해 알면 판소리의 진면목이 보일 것"이라며 "그러면 누구든지 판소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매주 전북일보에 '최동현의 명창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그는 판소리학회 회장. 이미 판소리에 대한 전문서적들을 여러권 낸 판소리 연구가다. 그런 그가 「판소리 길라잡이」(민속원)를 펴내며 "판소리를 사랑하게 만드는 중매쟁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판소리가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판소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식어가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고조되던 민족예술에 대한 열정은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판소리 창자들도 지원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청중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가 문제이지요."
「판소리 길라잡이」는 판소리에 대해 모르거나,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될 수 있으면 쉽게 쓰려고 노력했으며 각주도 달지 않고 사진을 많이 넣었다. 그 역시 '판소리 팬'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박동진 명창의 '흥보가'를 듣고 반해 실력있는 소리꾼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찾아가 만나보며 평생을 판소리를 연구해 왔다. 「판소리 길라잡이」는 "언젠가는 판소리의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집필하려고 했던" 책이다.
"판소리에 애정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판소리에 대해 알고 싶어 합니다. 알지도 못하고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선 판소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책은 '판소리'란 말의 뜻부터 그 뿌리와 역사, 판소리 용어와 인물 등을 샅샅이 훑고 있다.
앞에 있는 질문에 대한 답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학자들은 대체로 판소리를 일컬을 때는 '흥보가'라고 하고, 소설을 일컬을 때는 '흥부전'이라고 한다. 최교수는 1964년 무형문화재 제도가 도입될 당시 '흥보가'로 지정된 것을 들며, "'흥보'나 '흥부'나 다 맞지만, 판소리를 가리킬 때는 '흥보'라고 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목'이란 목소리 혹은 성대란 의미. 그는 "소리꾼들은 늘 생활 주변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것을 음악적으로 형상해 왔다"며, '방울목' '이슬털이목' '줍는 목' '펴는 목' 등도 민중들의 생활과 활동의 내용을 형상화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백일공부'는 소리꾼들이 좋은 목소리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 100일 정도를 작정하고 깊은 산속이나 절에 들어가 밤낮으로 계속 판소리를 부르는 훈련을 하는데, 대체로 단오에 들어갔다가 추석에 나온다. 그런데 왜 하필 절이나 산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큰 소리로 수련을 하다보면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나 소리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밖에도 판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춘향이가 기생인지 아닌지, 용왕이 앓았던 병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판소리 길라잡이」 속에 길이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