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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식품 잘 만드는 후보에게 한 표 - 김원용

김원용(편집부국장)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이 2년 만에 전북을 방문했다. 지난 한해 다른 시도에는 몇 번씩 다녀가면서 선물을 안겼으나 오랜만에 전북을 찾고도 큰 선물이 없어 도민들 입장에서는 서운해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지방을 방문하면서 즉흥적으로 선물을 내놓을 수도 없고, 즉답이 어려운 대목도 있어 온도차가 생길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전북방문에서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검토한다고 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생각하지만, 내가 검토하라고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되는 방향으로 하라는 얘기다"는 말로, 시원스럽지는 않지만 전북현안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 점에서 이 대통령이 특히 동아시아시아 식품수도를 향한 전북의 프로젝트에 관심과 공감대를 가진 대목에 주목을 했다. 전북의 식품산업 육성전략을 높이 평가하면서 정부도 지원하겠다(검토도 아닌)고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몇 마디에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식품산업이 전북의 미래를 먹여 살릴 중요한 자산이라는 생각에서다. 전북이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기계부품이나 탄소섬유, 신재생에너지도 물론 중요하다. 그럼에도 식품산업에 점수를 주는 이유는 전북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보기 때문이다. 발효 등 전통식품 분야의 발달된 기술과 노하우에다 음식의 고장으로서 전통적인 명성, 풍부한 농산물 생산 여건 등이 뒷받침되는 곳이 전북이다. 특히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유치해 식품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우리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다른 어떤 지역보다 식품산업을 특화시킬 수 있는 좋은 장치를 갖춘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쇠퇴하고 있는 농업을 일으킬 수 있는 열쇠를 식품산업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농도라는 말이 낙후지역과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공업화 과정에서 농업은 철저히 외면을 받았다. 실제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의 소득은 도시 근로자 소득에 훨씬 못 미칠 만큼 생산성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농업이 과연 천덕꾸러기인가.

 

대통령이 전북을 방문하던 그 날, 서울에서는 한 경제일간지가 국민보고대회 형식으로 '아그리젠토 코리아(Agrigento Korea)'를 외쳤다. 지방정부와 지방언론에서 조차 대접을 받지 못하는 농업을 경제지가 첨단농업을 외치며 '발상을 과감히 바꾸면 우리 농업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수 있다'고 기치를 걸었으며, 상당한 파장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 제안 내용의 중심부에 전북이 있어 더욱 관심을 모았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UR(대학+연구)를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되 필요한 경우 와게닝겐 UR의 아시아 캠퍼스를 새만금 등에 유치하는 방안,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농진청과 서울대 농대의 합병, 새만금을 중심으로 아시아 최고의 농산업벨트로 조성,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농산업특구 지정 제안 등이 그 예다. 농업과 식품에서 전북을 빼놓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전북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침 지방정부를 꾸리는 선거철이다. 입지자마다 좋은 공약을 많이 준비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식품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공약들이 대거 발굴되기를 기대한다. 어줍지 않게 포장된 백화점식 공약보다 전북이 잘 할 수 있는, 그리고 지역을 특화할 수 있는 식품산업에서 길을 찾는 후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국내 농업과 농촌을 살리고, 전북의 미래를 살찌우는 방안이 식품산업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원용(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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