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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脣'을 모르는 장학퀴즈 출연자들 - 황주연

황주연(편집부장)

오랜만에 장학퀴즈를 보았다.

 

우리 몸에서 땀이 나지 않는 세가지 부위중에서 손톱과 발톱, 그리고 구순(口脣)이 어느부위인지 묻는 문제에 아무도 답을 맞추지 못했다. 정답은 입술.

 

입술 순 자는 그렇게 어려운 한자도 아니다. 한자공부를 하지 않으니 답을 모르는 거다.

 

장학퀴즈 출연자들은 자기 학교에서는 내로라하는 실력파들인데 이 정도니 다른 중고생들은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 모르는 것은 1주일에 고작 1시간 수업에 그치고 있고 한자공부를 외면해서다.

 

중고등 학교때 대충 배우고 대학에 들어가니 대학생들도 아주 기본적인 한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대학생이 목표(目標)를 자표로 읽었다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왜 일부 학부모들은 돈을 들여가며 한자를 가르치는 것일까. 자격증을 취득하면 대학입시와 취업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수업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수능 고득점은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의 소망이다.

 

그 시험문제를 잘 들여다보면 지문의 핵심어가 한자인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말로 표기되어 있지만 말이다.

 

한반도에 한자가 들어온 것은 적어도 2000년 이상이 된다.

 

국어는 한자어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말에는 한자가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한자를 알지 못하면 국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자로 표기하면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도 한글 전용표기만 고집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 아닌가.

 

고유어는 겨우 15% 였던 영어가 독일어와 라틴어를 비롯해서 아랍어, 불어까지 들여다가 세계적인 언어로 역수출하고 있다면 우리도 적극적으로 한자를 수용하여 한글과 함께 갈고 닦아야 하지 않을까?

 

한글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한자와 한글을 조화있게 사용하면 국어가 보다 풍요로워 질 수 있다.

 

일례로 '대사'라는 단어는 배우가 무대에서 하는 말을 의미하는 대사(臺詞), 외교관인 대사(大使), 스님을 높여 부르는 말인 대사(大師), 큰 일을 의미하는 대사(大事), 생물의 물질대사를 의미하는 대사(代謝)등으로 한글로는 한 단어이지만 한자로 풀이하면 다양하다. 즉 한자를 알면 표현력과 이해력이 좋아진다.

 

일본은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중요시한다.

 

2008년 한자검정고시에 무려 289만명이 응시, 같은 해 토플응시자가 보다 많았다. 주요기업체 대부분이 한자실력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많은 대학과 중고교에서 한자는 입시과목이다.

 

한국은 어떤가. 국감 자료에 따르면 8개 국가공인 한자 자격시험에 응시한 초등학생은 2005년 2만5천564명에서 2008년 4만2천889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학생 응시자는 3만22명에서 4만2천402명으로 41%, 고교생 응시자는 1만9천841명에서 2만6천776명으로 34% 증가했다. 그래봤자 고작 1년에 몇만명이다.

 

어렵게 자격증을 취득했어도 일상생활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신문등에서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 갈수록 사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고 동아시아 경제권역화가 진전되면서 한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제라도 공교육에서 아이들의 한자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

 

국어와 한자의 관계는 퀴즈에서도 나왔지만 입과 입술의 관계와 같다.

 

/황주연(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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