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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최명표 평론가 '전북지역 아동문학 연구' 발간

실험의식 결여된 작품세계 주 이뤄…아동문학 발전하려면 소설적 접근

"지역의 문학 연구자들은 전공에 갇혀서 다른 영역은 넘겨다볼 생각조차 안 합니다. 한국의 학계가 안고 있는 생리적 결함이자 구조적 모순이죠. 겉으로는 통섭이니 통합적 안목을 부르짖으면서도 속으로는 자신의 구각을 깰 엄두조차 내지 않습니다. 그들의 외면 속에 이 책이 태어날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속이 편치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평론가 최명표씨(50)가 「전북 지역 아동문학 연구」(청동거울)를 발간했다. 2007년 전북시인 연구서 「전북지역 시문학 연구」(청동거울) 발간에 이은 또 다른 결실. 전북의 아동문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처럼 문학활동을 한 작가들을 조명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책 한 권이 일생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전북은 흘러간 이야기만 쓰죠. 해방 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북의 아동문학은 주류에 속했어요.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그는 책을 통해 전북의 아동문단이 식민지 시대의 김완동, 곽복산부터 해방 후 백양촌, 1960년대 최승렬과 김용택 등이 쌓아놓은 치열한 문학정신을 올바르게 되살리지 못한다는 지적하면서 실험의식이 결여된 작품세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승렬 시인의 경우 자연을 예찬하는 작품으로 전원시를 다시 꽃피게 했습니다. 그에게 자연은 어머니이자, 어머니는 곧 자연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목포, 서산 등을 전전하다가 전주로 귀향한 뒤 인천으로 출향해 전북문단과 충분히 교류할 만한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전북을 대표할 만한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묻혀버린 셈이죠. 이렇듯 전북의 아동문단은 걸어온 발자취에 비해 정체돼 있는 상태입니다."

 

아동문학이 발전하려면 소설적 접근으로 이루어져질 필요도 있다는 그는 민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상재를 예로 들면서 「원숭이 마카카」의 성공에 이어 근작 「술 끊는 까마귀」는 생태동화까지 확대해 쉼 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전북 문단의 기반을 닦은 이익상이나 채만식을 보더라도 현 단계에서 아동문단을 바라보는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익상은 「어린이」에 글을 발표하거나 천도교가 주최하는 어린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치부되거나 일제시대라는 특수한 조건에 포괄하는 편이 옳을까요? 아동문학이 발전해야 성인문학이 발전합니다. 하지만 아동문학이 월등한 위치를 점유하려는 욕심이 아니어야겠죠."

 

도내에서 아동문학 평론가는 그가 유일하다. 고된 여정이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 많다는 사실만큼 힘나는 것도 없다고 했다. 현재 「전북지역 시단 형성 과정」(가제)를 집필중에 있으며, 2년 후 「비평가론」(가제)도 발간할 계획. 현재 계간 「문예연구」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인 그는 편저로 「김창술전집」 「김해강시전집」 윤규섭 비평집 1「인식론적 비평과 문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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