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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김옥녀 시인 다섯번째 시집 '낮달'

체념으로 살아야 했던 여자의 恨 담겨

논둑콩의 한은 여자이기에 받아야 했던 차별이다. 김옥녀 시인이 펴낸 다섯번째 시집 「낮달」(마을)은 숙명으로, 체념으로 살아야 하고, 서러운 아픔을 참고 견뎌내야 했던 여자의 한이 드러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없이 퍼주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네요. 삶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 때문에 사라져가는 것들을 털어버리면서 내놓게 됐어요."

 

조병무 동덕여대 명예교수는 그의 시집에 대해 인고와 비련의 고독 속에서 궁핍을 한탄하며 살아온 여인들의 망부석을 절실한 감성으로 때로는 고발과 호소, 강경한 어조로 남겨준다고 평가했다.

 

연작시 '논둑콩'은 여인의 운명이며 숙명으로 숨죽이며 살았던 시대를 몇 가지 상황으로 집약시켰다. '암울한 50년대의 여자의 땅','여자를 꽁꽁 쇠사슬'에 얽어놓은 땅으로 여성들이 봉건사회의 노예가 됐던 아픈 시절을 기억한다. '믿음으로','한스러움'과 '불행의 실마리에서'를 통해 여자의 삶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 그러면서도 생명의 모성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여자가 고귀한 건 잉태의 주머니가 있기 때문 / 고귀한 생명을 낳아 인간 보존을 해왔기에 / 여자는 위대하고 거룩하다 / 여자에겐 사랑 주머니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논둑콩 7' 중에서)

 

가슴앓이 속에서도 남성에게 일침을 가하는 적극적인 면모도 드러난다. '여자를 울린 남자는 / 그 울음이 자신에게도 돌아간다.'('논둑콩 9' 중에서)'남자여, 눈을 뜨고 보시라.'('논둑콩 10' 중에서)를 통해 남성들에게 사랑의 언저리를 지킬 것을 경고한다.

 

김제 출생으로 1989년 「동양문학」으로 등단, 시집 「수수밭」, 「목이 쉬도록 너를 부르면」 등을 펴냈으며, 마한문학상(2004), 예술지역화상(2009)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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