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문화콘텐츠팀장)
김승환 후보의 교육감 당선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김 당선자에 대해) 교육계 내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묻는 사람이야 궁금하겠지만 답변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난감했다.
사실 묻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김승환 당선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교육관료는 별로 없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한다. 그러나 그 '대답'이 '생각'과 같다는 것을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참 좋은 약이다. 당선이후 2주라는 시간이 흐르다보니 처음의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고, 껄끄러움도 다소 잊혀지는 모양이다. 아주 조금이지만, 요즘에는 관료들의 속있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다. "전북교육도 변할 때가 됐다", "지나놓고 보니 잘 뽑은 것 같다"는 사람은 드러내놓고 말한다. "공조직을 무시하고 너무 시민단체들만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조심스럽게 나온다. "욕심없다", "자리를 비워주겠다"는 말에는 체념과 포기의 뜻이 담겼다.
이 같은 판단의 차이는 당선자에 대한 나름의 평가와 자신의 처지에 따른 것이다. 세상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김 당선자에 대한 세간의 첫 평가는 취임준비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것이다.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너무 많다는 것과 현직 교사가 많아 학교수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전교조 출신이 많은 것이야 개혁을 이해하고 함께 추진해나갈 수 있는 역량있는 사람을 찾다보니 그랬다고 할 수 있고, 현직교사의 참여문제도 한 두 시간의 수업보다는 전북교육의 큰 줄기를 정하는 일이 더욱 시급하고 중요하다면 굳이 이의를 달고 싶지 않다.
의전문제 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그 것도 본질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의 인수인계가 얼마나 효율성있고 누수없이 이뤄지느냐는데 있다. 더 이상 위원구성 문제를 논하는 것도 별로 생산적이지 못하다.
다만, 개혁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김 당선자가 마음속에 새겼으면 한다. 개혁이 나로부터 시작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나에게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서 시작돼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동조와 참여가 필요하다. 참여에는 소통이 전제돼야 하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면 '따로국밥'이 될 수 있다. 교직사회에는 오래전부터 '교포'(교장포기)라는 말이 있었다. '교포'를 누가 어찌하겠느냐는 냉소적인 표현이다. 김 당선자가 추구하는 교육개혁이 배척하고 따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일단 들어본 뒤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당선자의 몫이다.
김 당선자는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교육행정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면 보수냐, 진보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을 인간 대 인간으로, 가슴 대 가슴으로 맞이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김승환 당선자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기대를 걸고 있다. 전북교육의 개혁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성원(문화콘텐츠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