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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가람문학관 건립 차질 없어야 - 엄철호

엄철호(익산본부장)

지난 2005년 8월 익산의 문화 예술인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전해왔다.

 

줄기차게 요구하고 촉구했던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관 건립 소식이 들여온 것이다.

 

그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차례 요구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사업 착수가 미뤄져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영원한 염원으로만 그칠것 같았던 가람 선생의 문학관 건립 소식이 마침내 들려왔으니 이 얼마나 반갑겠는가.

 

더구나 당시 익산시는 한국 시조문학의 큰 별인 선생의 업적을 보다 기리고, 생가를 지역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주변 일대에 대한 공원화사업까지 함께 추진키로 했다는 건립 계획을 밝혔으니 정말 모처럼만에 들여온 반가운 지역 희소식이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5년전 당시에 불을 확 지폈던 문학관 건립 계획안은 온데간데 없이 흐지부지 돼 5년 표류를 맞고 있다고 한다.

 

단지 예산 부족이란 이유에서다. 한국 문단의 거목이자 전북 문학의 자존심이란 소중한 문화자원을 우리는 지금 스스로 사장시키고 있지는 않는가 자문해 본다. 더없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 출신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들에게 커다란 자긍심을 안겨주는 선생의 문학관 건립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는 사실에서 지역사회는 분명 깊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가람 이병기 선생이 누구인가. 현대시조의 아버지란 평가는 익히 잘알려진 사실이다. 가람은 종래의 고식적인 형식을 깨뜨리고 좀더 자유로운 문학 장르로서 현대시조를 여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 또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제정하는데 앞장섰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그리고 묻혀있는 우리의 고전작품을 발굴해 냈으며 판소리 연구에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특히 평생동안 서울대와 전북대를 비롯 여러 학교에서 제자들을 길러냈다.

 

이런 가람 선생의 생애를 되짚어 보기 위해 문학관을 조속히 건립하자는 주장이 정말 턱없는 요구인지 그저 되묻고 싶을 뿐이다.

 

시조문학의 큰별로서 한국문단에 새로운 획을 그었던 선생의 뛰어난 업적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 예산에 올린 2800만원의 기본용역비 마저 깎아버렸다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고 나니 더 이상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전국은 문화전쟁 중이다.

 

지역 인물이나 각종 테마를 찾아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혈안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명 문인들의 문학관은 훌륭한 교육의 장소이자 관광 명소이기에 전국 각 지자체마다 소리없는 문화전쟁을 앞다퉈 벌이는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소중한 문화자산을 사장하고 있으니....

 

도내에서는 고창의 미당 시문학관, 김제 아리랑문학관, 군산 채만식문학관, 전주 최명희문학관, 남원 혼물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더라도 가람문학관은 이미 진작에 건립되었어야 옳다.

 

가람의 문학사적 위상으로 보아 자랑스런 인물을 더욱 훌륭하게 포장하지는 못할망정 사장시켜서야 되겠는가.

 

가람문학관 건립은 공장이나 도로 하나 더 건설하는 것 못지않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가람의 발자취가 기억에서 더 희미해지기 전에 지역사회는 이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서야 한다.

 

비록 뒤늦은감이 있지만 익산시가 시조문학의 성지로 거듭나고자 문학관 건립 등 가람시조마을 조성을 위해 내년도부터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고 하니 퍽이나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차질없는 계획 추진과 함께 지역사회의 깊은 관심을 다시한번 촉구해 본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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