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익산본부장)
지난 2003년 여름.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실패로 끝나자 나라 전체가 시끄러웠다.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의 당시 유치 활동 처신을 놓고 책임이 있다, 없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적인 쟁점으로 떠 오른것이다.
김위원과 함께 현지에서 유치 활동을 벌였던 유치단 관계자가 김위원이 IOC부위원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평창 유치에 소극적 또는 훼방을 놔 결국 표결에서 졌다고 주장하자 나라는 두 사람 얘기에 대한 진실게임으로 온통 들썩거렸던 것이다.
김위원은 평창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적극 해명했지만 결국 유치 실패로 끝나면서 김위원은 정치적 생명마저 위협받는 치명타를 안고 말았다.
국민들은 억울함을 주장하는 김위원의 말보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란 속담에 비유해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국가 이익을 외면했다며 유치단 관계자 주장에 더 귀를 기울였다.
익산시가 민선5기 들어 첫 대형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수출용 원자로 사업유치가 끝내 물거품이 되었다.
사업 부지 선정을 두고 전국 9개 지자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1차 평가까지 통과했으나 최종 평가에서 부산시 기장군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지역민들의 염원과 갈망속에서 학수고대했던 국책사업이었기에 이번 사업 유치 좌절은 우리 모두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더구나 사업이 익산에 유치될 경우 향후 5년간 국비 2,500억원이 투입돼 익산은 말그대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방사선 관련산업 중심지로 급부상, 지역경제에 천문학적 파급효과를 안길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에 이번 사업유치 실패가 더욱 안타깝게 생각되는 이유다.
익산시는 사업유치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사활을 걸었다.
이한수 시장이 사업 유치를 위해 며칠씩 서울에 상주하는 등 숨막히는 일정을 소화해 나가면서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추진단 구성, KAIST 및 방사선 관련기업과의 MOU 체결, 협력기관과의 컨소시엄 체결 등 전방위적인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안타깝게도 익산은 최종 평가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역민들의 기대감도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유치실패 소식이 전해지던 날(30일) 이 시장은 "이번일을 통해 우리 시민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면서 이번 실패를 밑거름으로 삼아 더 큰 도약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유치실패를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이 시장의 각오를 전해 들으면서 지역발전을 보다 가속화시킬수 있는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서 보다 큰 힘을 보태지 못한것에 대해 깊은 책임과 반성을 해 본다.
분명 익산에 다시한번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굳게 믿고 스스로의 마음 다짐을 재차 다져본다.
하지만 이같은 각오와 스스로의 마음 다짐속에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제6대 익산시의회의 이해할수 없는 최근의 처신과 행동이다.
사업유치를 위한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절대적 평가항목인 시의회 유치동의안 승인이 조속히 필요한 상황에서 일부 시의원들은 안정성 검증부족과 주민의견 수립 미흡 등을 들어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집행부의 애를 태웠다는 사실이다.
물론 억측인지 알지만 이번 사업 유치 실패에 그들도 한몫 거들지 않았나 자문해본다.
책임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많은 시민들은 이들 시의원이나 IOC 김운용 위원의 행동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집행부 견제란 이유로 시도 때도없이 집행부 발목잡기에 열성인 일부 시의원들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나마 개인 이기주의나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통 큰 의정활동을 펼치는 행동과 처신을 거듭 촉구한다.
/엄철호(익산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