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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지금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김성중(정치팀장)

정당의 설립 목적은 정권창출이다. 그러한 정당의 최대 잔치는 전당대회다. 제1야당인 민주당 전당대회가 오는 10월 3일 열린다.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당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를 뽑는 주체인 민주당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정에서 설레임과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국민적 관심도 별로여서 당권 주자들이 쏟아내는 거친 언사가 오히려 공허하게 들릴 지경이다. 두 차례 정권을 잡았던 정당의 행사 치고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관심과 기대 부족, 그리고 흥행 실패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도대체 새로운 게 없다'는 패배주의가 자리한다. 실제 당 대표 경쟁을 벌이는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후보 모두 떨쳐내기 힘든 멍에가 있다. 바닥에 머무는 대중적 지지, 대선 패배와 탈·복당 전력, 정통성과 정체성 시비 등은 민주당의 미래에 오히려 걸림돌로 여겨질 정도다. 오죽하면 한 후보는 자신들을 일컬어 '우리는 빅3가 아닌 스몰3'라고 자조했겠는가.

 

따라서 5백만 표 차이로 정권을 넘겨준 정당,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가 올망졸망한 정당, 다른 야당과 연합해야 여당에 맞설 수 있는 정당인 민주당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참신하고 개혁적인 차세대 주자의 등장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으로 대표되는 486세대들에게 큰 관심이 쏠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486주자들이 계보정치, 하청정치를 거부하며 진보와 야권대통합을 기치로 내걸자 당 안팎의 기대치가 높아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인영, 백원우, 최재성 후보가 밝혔던 후보단일화 약속을 최 후보가 깨면서 전당대회도 속칭 김이 샜다. 민주당 진보세대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도 덩달아 싸늘해졌다. 이로써 민주당 전당대회는 1등과 꼴등을 가려내는 동네 운동회로 전락한 모습이다.

 

하지만 문제는 제1야당에 대한 국민 기대와 관심이 낮아지는 게 당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다. 야당에게는 견고한 지지기반과 높은 수준의 정책으로 여당과 행정부의 독단·독주를 견제해야 할 막중한 소명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대 최약체 야당' '수권 불임정당' '존재감 없음'이라는 평가가 민주당에게 쏟아지는 현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다.

 

상황이 그렇다고 민주당원들이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도 당인으로서 자세도 아니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다. 노무현 정부 탄생에서 확인했듯 '아래로부터의 선거혁명'이 언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거혁명이 성공하려면 먼저 국민들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동영, 정세균, 손학규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와 호감도가 여권의 대선주자군보다 턱없이 낮고 극히 부정적이다'는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같은 국민들의 평가는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한다. 이는 당원과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서 수동적, 지역적 투표 행태를 거부하고 주체적, 전략적으로 당의 지도자를 뽑으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또 자력으로 정권교체가 무망해 보이는 당내 대선주자들에게 경고를 보내라는 국민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진보민주세력이 하나로 뭉쳐야 선거를 이긴다는 사실, 국민정서가 진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 자신을 버릴 때 당이 살아난다는 사실, 세대교체가 수권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민주당원과 대의원들의 10월 3일의 선택에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 김성중(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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