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군산본부장)
신뢰(信賴)라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보면 '굳게 믿고 의지함'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한 신용(信用)이란 단어는 '사람이나 사물이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을 말한다.
신용이란 단어는 금전을 비롯한 상거래에서 많이 사용된다. 거래관계에서 약속이 틀어지면 '신용이 없다'라고 평가받아 '신용불량자'가 된다.
그러나 약속이 이행되면 신용은 바로 회복된다.
'신용'은 완료형인 반면 신뢰는 미래형 의미를 갖고 있다. 신용은 지켜졌을 때, 신뢰는 믿을 수 있을 때 각각 그 의미가 완성된다.
신용이 있다고 반드시 신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신용이 있다할지라도 인격과 품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뢰받을 수 없다. 신용이 있는 사람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신용이 없다할지라도 믿을 수 있다면 신뢰가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세계에서는 '신용'이 우선이지만 정치세계에서는 '신용 및 신뢰'가 모두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91년 착공한 새만금 사업을 지켜 보고 있노라면 이 사업의 추진에 있어 정부는 '신용'과 '신뢰'를 모두 상실하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착공후 8년만인 1998년에 새만금 방조제를 완공하겠다고 한 약속이 무려 20년가까이 돼 올해 겨우 준공됨으로써 물거품이 됐다.
정치인들은 출마만 했다하면 새만금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큰 소리쳤고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몰라라' 했었다.
지난해 착공한 18.7㎢규모(566만평)의 새만금 산업단지만 해도 그렇다.
생태·환경용지구간의 방수제건설과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지원을 전제로 새만금 산업단지는 착공됐었다. 그러나 방수제는 착공치 않는 것으로 거의 결정이 된 상태고 국비지원도 아리송한 상태다. 무슨 신용을 논하겠는가.
방수제 착공도 않고 국비지원도 않는다면 무려 8000여억원을 산업단지조성사업의 시행자인 농어촌공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농어촌공사는 만약 이같은 상황이 도래한다면 시행을 포기하겠다고 하니 이는 무리도 아니다.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정부의 이같은 행태로 봐서는 과연 그때까지 산업단지조성이 끝날 지 의문이다.
또한 MB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 계획된 새만금 사업을 10년 앞당겨 2020년에 완공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0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자되는 이 사업을 완공하려면 매년 2조원 넘게 투입해야 하는데 내년 예산만 보더라도 그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과연 새만금 사업에 대해 정부의'신용과 신뢰'가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정치인의 약속이 지켜질 때 신용이 확보되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신뢰가 싹틀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신용과 신뢰는 국민들에게 정부를 믿게 할 수 있고 우리나라를 우뚝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최상의 가치다.
새만금사업은 이를 이용, 자신의 잇속만 챙기려는 정치꾼(politician)을 원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면서 신용을 쌓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치인(Statesman)을 원하고 있다.
/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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