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24 19:21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책의 향기
일반기사

[책의 향기] 노벨 문학상 작가가 본 천국은

바르가스 요사 대표작 '천국은 다른 곳에' 출간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페루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천국은 다른 곳에」(새물결)가 국내 출간됐다.

 

요사가 2003년 발표한 이 작품은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이 문명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타히티로 떠나는 예술적 삶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미술사의 가장 유명한 스캔들 중 하나인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였던 고갱의 불화와 고흐의 자해, 고갱의 타히티행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실존인물인 고갱의 외할머니인 플로라 트리스탕은 그 외향성에서 고갱의 대척점에 서 있다. 노동자와 여성의 해방을 위해 남프랑스로 떠나는 그녀의 모습은 고갱의 타히티행과 교차된다.

 

소설은 플로라 트리스탕과 그 후 약 50년 후 폴 고갱의 삶을 번갈아 그린다. 두 인물을 통해 인간의 관능과 에로티시즘, 대통령 후보로까지 출마했을 정도의 정치적 성향 등 작가의 두 가지 문학적 색채가 한 권에 나타난다는 점이 독특하다. 고흐의 귀 절단 사건 이후 타히티로 떠난 고갱은 가난과 고독, 향수 속에 2년 만에 파리로 돌아온다.

 

"폴은 어린 시절부터 뒤집어쓰고 있던 부르주아의 탈을 내팽개치고 난 이후로 줄곧 그런 곳을 찾아 헤맸다. 폴은 사반세기 동안이나 그 지상낙원의 흔적을 추적해왔지만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p 240

 

그러나 고갱은 "진정으로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면 우리가 겉에 걸친 문명이라는 허울을 벗어 던져버리고 우리 안에 있는 야성을 끄집어내야 한다"던 자신의 말을 타히티에서 확인한다.

 

여성 '체 게바라'로 불린 플로라 트리스탕은 부자와 당국의 착취에 맞서 노동조합을 이끌며 가난한 사람들과 여성들에게 정의와 자유를 안겨주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그런 곳은 세상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단 말이야.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이 세상의 불완전함에 맞서 싸워야 하는 거야."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