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자
'아자'는 '파이팅'을 대신할 우리말이다. '파이팅(fighting)'은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 싸우자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나 또는 응원하는 사람이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를 말한다.
영어권에서는 '파이팅(fighting)'이 '싸움' 또는 '싸우기'를 뜻한다. 그래서 '파이팅'이라는 말은 응원하거나 격려하는 말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 그동안 '나가자', '이기자', '아자 아자' 등이 파이팅이라는 표현을 대신하기도 했지만 '파이팅'의 인기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그 중 '아자 아자'라는 표현이 언중의 공감을 얻어 자주 쓰였기 때문에, 파이팅을 '아자'로 다듬어 쓰기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축구와 권투의 산물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오! 필승 코리아', '코리아 팀 파이팅', '한국 파이팅!' 등의 구호가 널리 쓰이고 있다. 이는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 한국의 축구 선수들을 응원하는 멋진 마음의 선물이었다. 월드컵 때문에 '힘내자', '나가자','아자 아자' 등의 우리말 순화어가 약화되고 다시 '파이팅'이 득세를 하게 된 것이다. '오늘은 한국 선수가 파이팅이 부족한 것 같네요. 분발해야겠습니다.'라거나 '홍수환 선수, 좀 더 적극적으로 파이팅을 보여줄 땝니다.'는 식으로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에 '파이팅'이라는 표현이 권투를 중계하는 아나운서들에 의해 애용됐다.
▲ 일본 영어 벗겨내기
파이팅은 일본식 영어 표현인 '화이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영어문화비평서를 펴냈던 최용식씨는 영어의 fight가 '싸움'이라는 뜻 이외에 '투지'라는 의미가 있어 일본인들이 운동경기에서 '투지'를 가리키는 'fighting spirit'를 짧게 줄인 것으로 유래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잘해 보자'라는 의미로 '화이또'를 외친다. '파이팅'을 외치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은 이러한 일본인들을 흉내 내어 따라하는 것처럼 보인다.
▲ 이렇게 쓰세요
대한민국, 아자!
늘 응원해 주세요, 아자!
영화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배우들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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