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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프티 성형' 대신 '여우비성형' 이라 하세요

▲ 여우비성형

 

'여우비성형'은 '프티 성형'을 다듬은 우리말이다. '프티 성형(petit 成形)'은 '일반적인 성형수술과는 달리 칼을 사용하지 않고 주사를 이용하여 짧은 시간에 성형수술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시술법'을 가리켜 이르는 신조어다.

 

프티(Petit)는 '작은' 또는 '소규모'란 뜻의 프랑스 말에서 온 것이다. 즉 '프티 성형(petit 成形)'은 조금 다듬고, 조금 채우고, 조금 교정해서 티 나지 않게 얼굴을 바꿔주는 시술을 말한다. 이러한 프랑스어 대신 더 쉽고 더 적절한 우리말로 바꾼 것이 '여우비 성형'이다. 이 때 '여우비'란 '해가 떠 있는데도, 잠깐 동안 내리다가 그치는 비'라는 의미를 살린 것이다.

 

▲ 자기경쟁력시대

 

최근 들어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말 대신 '신체발부수지성형(身體髮膚受之成形)'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더 각광받고 있다. 성현들의 가르침을 집약한 중국의 수양입문서 「소학」(小學)에는 '몸은 부모(父母)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 감히 훼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것이 효의 시작이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러한 유교적 윤리사상은 이제 '몸은 갈고 닦을수록 빛이 나는 것이라, 감히 내버려둬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것이 경쟁력의 시작이다.'는 새로운 몸의 윤리로 바뀌고 있는 형편이다.

 

▲ 성형 바람

 

영상시대가 되면서 얼짱, 몸짱 열풍이 거세어지고 이에 따라 성형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성형에 동참할 자세를 보인다. 한편에서는 '성형은 자기 불신이다. 성형 대신 자기 몸을 사랑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랑으로 위장한 게으른 자기 방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여우비성형은 이러한 양극단의 의견 모두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대세의 유혹에 흔들리는 마음 약한 사람들을 향해 끊임없이 환영의 인사를 건넨다.

 

▲ 이렇게 쓰세요

 

면접을 위한 여우비성형이 늘고 있다.

 

여우비성형이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우비성형은 칼이 필요 없는 간단한 성형이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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