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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짓밟힌 여성 노예의 삶

"그대들은 노예 상태가 어떤 것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법과 관습의 보호는커녕 오히려 그 법에 의해 재산의 일부로 격하당한 채 전적으로 타인의 뜻에 모든 것을 내걸어야 하는 짐승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이 바로 노예다."

 

신간 '린다 브렌트 이야기'(뿌리와 이파리 펴냄)는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가 쓴 최초의 자서전이다. 흑인 여성 노예였던 해리엇 제이콥스는 린다 브렌트라는 가명으로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861년 이 책을 출간했다.

 

책은 노예제의 실상은 물론 노예 여성들이 겪었던 성적 착취와 학대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출간 당시 큰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노예로 태어났다"는 고백으로 책을 시작하는 저자는 주인의 끊임없는 성적 학대와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적으로 노예제가 폐지된 자유주(州)로 탈출하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들려준다.

 

"오직 경험해본 자만이 그 악의 나락이 얼마나 깊고, 어둡고, 추악한지 깨달을 수 있다."

 

저자는 탈출 후 "노예제의 속박 아래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아니 그보다 더 극심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200만 남부 여인들의 처지를 북부 여인들이 깨닫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1863년 노예제가 폐지된 뒤에도 해방된 노예의 자립과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했으며 이 책은 1960-70년대 인권 운동과 여성 운동에 큰 영감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제는 'Incidents in the Life of a Slave Girl Written by Herself'.

 

이재희 옮김. 38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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