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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법정스님의 글 따라 자신 찾아가는 여행

이유경씨 서화집 '그리운 바람길' 펴내

진리는 홀로 있을 때 우리와 더 가까이 있다. 고독과 고립은 다르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 지나가는 시장기 같은 것이지만, 고립은 수인처럼 갇혀 있는 상태다. 이연 이유경(56·남원중 교사)씨가 펴낸 서화집「그리운 바람길」(신아출판사)은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사)을 승화시킨 책이다.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내밀한 이야기를 쓰고 그리면서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다.

 

"지난해 입적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했어요. 아, 내가 정신없이 잊고 살았던 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때 내년 1주기 쯤 스님 글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책을 읽으며 얼마나 쓸데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가를 깨달았다고 했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책의 구절이 참 아프게 다가왔다. 책을 쓰는 과정은 스님을 쫓는 순례길이자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 그는 "2004년부터 이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다"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가슴을 뒤흔든 글 85편을 추릴 수 있었다"고 했다.

 

"작업하면서 마음이 평온해졌어요. 담백하고 간결하게, 여백에 주안점을 둬야겠다는 깨달음이 왔고 이후 작업은 술술 진행된 것 같아요."

 

'촛불을 끄고 벽에 기댄 채 얼음 풀린 개울물 소리에 귀를 맡기고 있으면 아, 맑고 투명한 이 자리가 바로 정토요, 별천지이다. 이밖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가슴이 따뜻해진다. '좋고 좋구나' 소리 없는 소리가 들린다.'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이렇듯 스님의 맑은 글과 그의 그림을 번갈아 보고 있노라면, 무정차 고속버스처럼 바쁘고 빠른 일상을 무작정 가도 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해와 달, 구름과 산, 안개와 나무 등 온갖 자연의 울림에 귀를 기울인 그는 화폭을 통해 돌아봄의 소중함을 전한다. 전주 출생인 그는 원광대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라북도서예대전 초대작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두 차례 개인전을 열고, 「풀향기 머문길」을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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