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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배려심으로 선진도시 지향하자

안봉호 (군산본부장)

한 한국인이 일본 여행중 혼잡한 전동차안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전동차에서 내리려다 실수로 일본 사람의 발등을 밟았으나, 그 일본 사람이 오히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었다. 미안하다고 해야 할 그는 일본인이 사과를 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내가 잘못했는데 왜 일본인이 사과를 했을까' 의아해 했고 훗날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 보았다. 그 친구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전동차안에서의 발등 밟힘에 대해 당황한 나머지 혹시나 자신의 실수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에서 습관적으로 나온 사과였을 것" 이라고 답변했다.

 

즉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금기시하는 일본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길들여진 결과라는 것이었다.

 

일본은 초등학교 입학후 첫 수업에서 배우는 것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라고 한다. 이 같은 교육이 최근 지진과 지진해일 및 방사능 공포로 뒤덮여 국가적 재난에 직면해 있는 일본인들이 대처하는 모습에 잘 반영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진으로 삶터가 파괴된데다 지진해일로 수천명의 죽음이 확인된 가운데 원전시설의 폭발과 파손에 따른 방사능 유출 우려로 형언할 수 없는 재앙과 싸우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그야말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다.

 

대피소에서 우동 10그릇을 놓고 50명이 '서로 먼저 드시죠, 아뇨 난 아직 괜찮습니다'라고 양보하는 모습, 쓰나미가 휩쓸고 간 처참한 현장에서 남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는 모습, 극도의 혼란속에서도 한건의 약탈사건이 없는 상황, '내가 울면 더 큰 피해자에게 폐된다'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 지하철과 택시를 타기 위해, 그리고 슈퍼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새치기 없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등….

 

우리는 '지진보다 강한 일본', '일본의 저력이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놀라면서 이같은 일본인들의 행동에 찬사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일본인들의 이같은 모습은 '과연 군산시민들은 얼마나 남을 배려하고 있는가' 되돌아 보게 하는데 충분하다.

 

대다수 시민들은 남을 배려하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남을 헐뜯고 모함하면서 군산을 정서적으로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남이 어떤 공사라도 수주하면 온갖 험담과 모함 등을 일삼으면서 '내가 공사를 수주 못할 바에야 고춧가루라도 뿌려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는 사람도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어떤 큰 일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 뒷전에서 비난이나 하고 있다가 일이 성사되면 숟가락 들고 발을 담그려는 비양심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일본인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면서 '역시 선진국이다'하는 생각이 든다.

 

남을 배려치 않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풍토가 만연한다면 군산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울지 몰라도 의식적인 면에서는 결코 선진도시가 될 수 없다.

 

군산, 선진도시로의 비상! 이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고 생활화하도록 함으로써 이같은 마음이 우리 사회에 넘칠 때 가능하지 않을까.

 

/ 안봉호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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