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다이애나: 사랑을 찾아서' '4001'
사람들은 비밀을 궁금해 한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느끼고 그럴수록 더 알아내려 노력한다. 그리고 누군가 그 비밀을 폭로 했을 때 '역시 그랬어' 라든가 '정말?' 같은 갖가지 반응을 쏟아낸다. 그런데 과연 그 폭로가 사실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비밀의 폭로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거짓말을 만들거나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 3자에게 폭로는 재밋거리에 불과하지만 폭로의 당사자는 곤혹스럽고 힘든 일이다. 우리가 올바른(?) '제 3자' 역할을 하자면 폭로에 대한 맹신이 아닌 적절한 비판과 판단이 뒤 따라야 할 것이다.
▲ 폭로 사이트에 대한 거침없는 폭로 - 위키리크스
다니엘 돔샤이트 베르크 저/ 지식갤러리/ 1만 3,800원
폭로를 목적으로 한 사이트에 대한 폭로!
정부와 기업, 단체의 불법 비리 등 비윤리적 행위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정부의 비밀을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하고 국민들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었다. 민주주의의 도구라 자평하는 이 사이트의 비밀이 동명의 책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위키리크스의 초창기 멤버이자 2인자로 활동했던 저자가 조직 내부의 비밀과 실체를 최초로 밝혀낸 것.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위키리크스의 사실과 일화들을 거침없이 폭로한다. 지난 해 미국 국무부의 25만여 건을 공개하면서 저 세계에 큰 충격을 줬던 위키리크스의 진짜 목적과 운영 방법, 그리고 어떤 문건들을 더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 조직 내부에 있던 '2인자(?)'의 글이다 보니 1인자에 대한 넋두리 같거나 누군가를 고발하고자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객관적인 시점의 글을 읽고 싶다면 독일의 두 기자가 쓴 같은 이름의 책(마르셀 로젠바흐, 홀거 슈타르크 저/ 1세기북스/ 1만 5,000원)을 읽어볼 것.
▲ 인간 다이애나의 결혼에서 죽음까지 - 다이애나: 사랑을 찾아서
앤드루 모튼 저/ 이너북/ 1만 5,000원
1997년 여름,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다이애나 전 황태자비의 전기.
이 책은 「다이애나: 그녀의 진실한 이야기」를 출간해 영국 왕실 및 사회 전체를 흔들어 놓았던 앤드루 모튼의 또 다른 다이애나 왕세자비 전기다. 결혼부터 사망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진 후속사건들까지 다루고 있으며 오랜 시간 그녀를 놓고 이뤄진 많은 오해와 왜곡을 바로 잡고자 했다. 다이애나의 표면적이 모습만이 아닌 그녀의 내면세계까지 담고자 한 것. 왕실의 사람이자 왕비, 왕세자비라는 칭호에 가려진 인간 다이애나를 조명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정서가 불안했던 여자, 피해망상증에 빠진 편집증 환자였던 연약한 여인이 왕실의 인형으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폭로한다.
▲ 신정아가 말하는 '신정아 사건' - 4001
신정아 저/ 사월의책/ 1만 4,000원
요즘 들어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책.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가 자신이 쓴 일기를 토대로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사건 전후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해명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참회와 용서를 비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예일대 박사학위 수여의 전말이나 연인 관계로 알려졌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이야기, 동국대 교수 채용과정 등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진실들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제목인 「4001」은 신정아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며 가슴에 달았던 수인번호로 참회의 뜻을 표현하고자 지은 이름. 하지만 대선을 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의 책 출간이나 가해자 보다는 피해자처럼 자신을 묘사한 내용들이 참회보다는 모순으로 비춰진다. 또한, 정운찬 등 다른 사람들의 폭로를 통해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 하는 모습은 비애마저 느껴지게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