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한권, '안네의 일기'
눈을 감으면 불현 듯 떠오르는 거금도.
짙푸른 바다, 깨끗한 청정지역인 전남 고흥 앞바다.
거금도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며 그때의 나에게 바다는
단지 나를 섬에 가두어 두는 큰 장애물로만 여겨졌다.
물질적 풍요로움도 문명의 혜택도 누리지 못했지만 늘 여유롭고
즐거웠던 나의 유년 시절을 생각하면 이제는 그 때 그 바다가 그립기만 하다.
중학생 때였나 보다.
한창 예민하고 공부에 대한 압박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속에서 안네를 만난 것은.
그토록 동경하며 꿈꾸었던 육지를 처음으로 구경하며 부모님께서
사주신 책 한권 『안네의 일기』
그 시절 세계사에 대해 아무런 상식도 없었던 나는 안네의 비극을 보며 나치 독일, 유대인 탄압, 세계대전 발발 원인 등을 생각하며 국제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 조금은 눈을 뜨게 되었고, 14세의 수다스럽고 꿈 많은 소녀가 감당해야 했던 암담한 상황을 보면서 커다란 마음의 울림을 받았다.
말소리도 크게 낼 수 없고 외부로 나갈 수도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 희망을 노래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도 하루하루 계속되는 탄압과 공포 속에서 한줄기, 한가닥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안네를 만났을 때,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속 한 구석이 쓰리면서도 무기력해지기 쉬운 삶에 봄철 파릇파릇한 새싹같은 활력이 생긴다.
심지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마저도 선하다고 믿었던 안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원망하기 보다는 당당히 받아들였던 그녀.
생일에나 책을 선물받아 읽으면서도 때론 일기에 독후감도 남기며 작가로서의 꿈을 져버리지 않았던 그녀의 일기는 비록 책은 얇지만 삶에 대한 진지함과 지혜가 벅찰 정도로 담겨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또한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좀 더 일찍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이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만 오늘 하루를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마음으로 세상과 부딪혀 깨지고 상처 입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세상에서 당해서 좋을 고난은 없겠지만 시련을 극복한 사람과 아무 시련없이 살아온 사람과는 세상을 대하는 자세는 너무나도 다르다.
안네가 필자에게 책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이 《싱글벙글 책나눔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여 주위의 소외된 어린이들이 희망의 씨앗을 싹 틔웠으면 한다.
요즘같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필자는 자꾸 안네의 밝은 미소가 떠오른다.
싱글벙글 책나눔 캠페인
빈곤가정아동들에게 책을 선물해 주세요.
모금기간 : 2011년 4월 ~ 8월
송금계좌 : 농협중앙회 10573964-75-9932 (예금주 어린이재단)
참여방법 : 정기후원, 도서비 지원
참여문의 : T. 276-2589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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