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화 시인의 시집「들꽃 같은 사람들」은 '무채색 그림' 같다. 작고한 소설가 형문창씨는 그의 시가 어둡다고 했다. 형씨는 "수화 형의 시를 읽으면 이 시인이 세상을 어떻게 살았기에 이렇게 참회할 것이 많나 할 거야."라고까지 했다. 그의 우울한 서정성은 외로움과 참회의 눈물로 찡하게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시인은 아직은 어둡지 않고, 그래서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버리고 싶지 않은 소리들, 때로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결국은 토씨 하나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소리 소리들을 모았죠. 모아서 늘어놨습니다. 늘어놓고 나니 앞뒷말이 바뀌고, 위아랫줄이 어긋나고, 버려야 할, 잊어야 할 소리들이 툭툭 튀어나오다 보니 이게 아닌데 싶기도 합니다."
'조금씩 바보가 되어서 떠난다','또 하나의 무게', '늙어가는 계절','빨간불 켜진 양심'으로 구성된 시집에는 고단한 삶의 궁핍함과 소박함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위로의 언어 같다. 남원 출생으로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40여 년간 교단에 몸을 담았다. 2002년 「문예사조」로 등단한 그는 시집「마음 졸이며 살며」(2003), 「내 별은 아직도」(2005), 「조그마한 몸짓으로」(2008)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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