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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김계식 시인 시선집 '자화상' 출간

10권의 시집서 추려낸 209편의 성찰

시인은 '보는' 사람이다. 총체적인 것을 보고 나서 아주 미세한 것을 본다. 그것을 재조립해서 전부로 본다. 아름다운 것의 재발견, 의미 없는 것의 의미를 찾아내 재조립하는 것. 김계식 시인(71)이 펴낸 열한번째 시선집'자화상(신아출판사)'에는 전자현미경보다 미세한 눈으로 성찰한 삶이 담겼다.

 

시인은 '절차탁마의 시인'이라는 평가와 '과작의 시인'이라는 평가 사이에서 무안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듯 시인은 2003년부터 열 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시인은 "써오는 동안 세상을 부여잡는 힘이 빠진 것인지, 작은 내공이라도 쌓인 것인지, 가늠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시선집에는 열권의 시집'사랑은 강물되어','세상 엿보기','산빛 물빛 다독이며','눈빛으로 그린 사랑','당신이 있어서 좋은 세상','물보라에 젖은 연가','나이테','징검돌','왜목에서 만난 겨울','내 삶의 반올림' 등에서 209편을 추려 담았다.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치열한 경험으로 써온 시를 다시 선택해서 선시집을 출간한 것은 삶의 진수를 폭넓게 담고 있는 신비스러운 스펙트럼"이라고 평가했다. 시인의 나이테가 '가파른 삶을 넘길 때' 만들어진 '둥근 자리매김'이라 한다면, '돌 맞은 호수'의 파문처럼 새로운 시를 벼리게 했다는 것. 몇 년간 아내의 병수발을 하면서 느낀 애잔함, 지인과의 갑작스런 이별 등을 따뜻한 서정의 앞뒤쪽의 사연들이다. 故 고원곤 목사(시인·국제펜클럽 회원)는 이런 그를 두고 '구수한 숭늉 맛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인간의 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고 했었다.

 

이번 시선집은 특히 공이 많이 들었다. 시를 다듬는 일 외에도 열 권의 시집의 표지를 모두어내고, 한자가 읽히지 않은 시는 한 글자 한 글자 손글씨로 적었다. 시인은 "손가락의 섬세함보다는 지성과 감성의 날카로움을 더 벼리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간 속에 잊혀지고 지워지는 시집들이 대부분인 시대, 시인은 그래도 행복하다. 시인은 "다작은 나를 시인으로서 각인시켰지만,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내가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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