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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체리 피커'보다 '금융얌체족'이 좋아요

장미영(전주대 교수)

1. 금융얌체족

 

'금유얌체족'은 '체리 피커'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체리 피커(cherry picker)'는 '신용 카드 회사나 은행 등에서 제공하는 특별한 혜택만 누리고는 정작 신용 카드는 사용하지 않거나 금융 상품에는 가입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이르는 외래어다.

 

원래 '체리 피커'는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자신의 실속만을 차리는 데 관심을 두는 소비자를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국립국어원에서는 '체리 피커'를 '금융얌체족'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았다. '체리 피커'는 현금 서비스를 받지도 않고 신용 카드로 물건을 전혀 사지도 않으면서 할인이나 무료 서비스만 꼬박꼬박 챙기는 얌체 짓 하는 사람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2. 버찌 따는 사람

 

'체리 피커'는 본래 '버찌(체리)를 따는 사람'의 뜻이었다. 요즘엔 이 말이 '신 포도 대신에 달콤한 체리(버찌)만을 골라 먹는 사람'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영어 사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처녀(젊은 여성)만 좋아하는 남자'라는 뜻의 속어로도 쓰인다고 한다.

 

회사 처지에서는 '체리 피커'가 얄밉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소비자 편에서 보면 현명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카드 사용액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신용 카드 회사들이 이전의 영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3. 굴비 엮기

 

체리 피킹 수법 중 하나가 '굴비 엮기'다. '굴비 엮기'는 한 회사의 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는 방식을 말한다. 한 회사의 카드를 여러 장 갖고 있다고 할 때 카드의 등급과 상관없이 한 카드라도 기본 연회비 면제 조건을 충족하면 다른 모든 카드의 연회비가 면제 된다.

 

신용 카드 회사들은 서로 자기 회사에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갖가지 혜택을 준다. 놀이 공원 입장료 할인을 포함하여 영화 관람료 할인, 주유 할인, 백화점 무이자 할부 등과 같은 혜택들이다. 체리 피커는 주로 할인 카드를 중심으로 여러 장의 카드를 쓴다. 커피 전문점을 가면 커피 전문점 할인이 되는 카드를, 대형 할인점에서는 마트 전용 카드를 쓰는 식이다.

 

4. 이렇게 쓰세요

 

· 카드사들이 금융얌체족 색출에 나섰다.

 

·금융얌체족 때문에 카드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금융얌체족을 단물만 빠는 소비생활자라고 부른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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