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영(전주대 교수)
▲ 정치철새교수
'정치철새교수'는 '폴리페서'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폴리페서(polifessor)'는 '정치를 뜻하는 영어 'politics'와 교수를 뜻하는 'professor'의 합성어로서, 적극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정책으로 연결하거나 정치에 적용하여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려는 교수나 혹은 정치 참여 활동을 명분으로 하여 정·관계의 고위직을 얻으려는 '정치지향 교수'를 지칭하는 조어(造語)이다.
▲ 사대부와 정치철새교수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수는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의 하나다. 그것은 대학이 세속을 멀리하는 학구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은 상아탑이라 불렸고, 대학교수는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음과 동시에 발언권과 권위를 인정받았다. 그 근저에는 선비정신을 높게 평가하는 전통이 깔려 있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사대부'는 현재의 폴리페서와 유사하다. '사대부'라는 말 또한 학자인 '선비'와 벼슬하는 사람인 '대부'가 합쳐진 용어로, 폴리페서의 조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대부들에게 공부는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가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들은 벼슬을 그만두면 후학을 양성하고, 집필에 몰두했기 때문에 오늘날 폴리페서들의 행보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학계의 권력지상주의
최근 들어 '폴리페서'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정치에 참여하는 교수들이 학문 연구나 교육보다 궁극적으로 권력과 명예를 지향하는 인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일부 교수들이 정치 참여를 구실로 휴강과 결강을 반복하다 지지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휴직으로 교수 자리를 지켰다가, 임기 만료 후에 복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수업권을 침해당하고, 동료 교수들은 늘어난 업무 부담을 떠안게 되며, 후임 교수들은 강단에 설 기회가 막히게 된다. 이와 같이 부정적인 측면이 커서 폴리페서가 비난을 받는 것이다.
▲ 이렇게 쓰세요
·대선이 가까워지면 정치철새교수들이 생겨난다.
·정치철새교수 근절 법안을 여야가 합의하여 처리키로 했다.
·정치철새교수 이야기가 나올 때면 자주 거론되는 사람이 있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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