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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박신규 전발연 부연구위원 '비아캄페시나' 공동 번역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 첫 날. 장수 출신 이경해씨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는 구호가 적힌 옷을 입고 자결했다. 농업 자유화는 농민에 대한 전쟁과 같다는 그의 절박한 외침은 '비아캄페시나'의 등장을 예고케 했다. 스페인어로 '농민의 길'이라는 뜻인 국제농민운동조직'비아캄페시나(한티재)'는 역설적이게도 세계화 이면에 있는 '농민의 죽음'에 주목한다. 아네트 아우렐리 데스마레이즈(캐나다 레지나대 국제연구 프로그램 조교수)는 이 책을 통해 농업의 기업화를 타파하고 토착 농업공동체를 통해 사회정의를 실현하자고 호소한다. 공동 번역자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45)은 "지난 10년 동안 농민 자살자가 20여 만 명에 이른다"며 "거대자본이 수억 달러를 거둬갈 때 농민들은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만든 농약을 먹고 죽음을 선택했다"고 했다. '신자유주의 광풍'이 가져온 혹독한 변화 앞에서 농민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비아캄페시나'의 주된 목표는 식량주권에 기반을 두고 농업 모델을 건설하는 것이다. 식량주권이란 먹을거리 생산·유지·발전이 가능한 권리로 이는 농업·먹을거리 정책을 규정할 권리로까지 확장됐다.

 

박 연구원은 저자의 말을 빌려 "객체로 존재해왔던 농민들을 주체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소규모 농업협동조합, 지역 종자은행, 공정무역 벤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소규모 농민들의 권리 보장 운동이 아니라, 인류의 삶을 증진시키는 민중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은 엄은희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 교수, 이소영 고려대 사회학과 연구교수, 허남혁 충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공동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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