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 (익산본부장)
익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시민단체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 이름이 알려진 지도층에 있는 사람이라면, 웬만한 시민단체의 대표나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환경분야든, 사회분야든간에 지역 사회를 위해 밀알이 되겠다는 신념을 갖고 열심히 뛰는 그들의 모습에서 참된 봉사의 의미를 새삼 느낀다.
무엇보다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지역내 소외계층을 돌보면서 지방자치단체 및 국가의 권력을 감시하는 정의로운 지역사회 지도층 또는 단체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반가운 일임에 틀림 없다. 특히 그들의 활동은 개혁성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때로는 거대한 사안을 끄집어내기도 하면서 주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 우리 사회의 '청량제' 같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익산사회에서는 일부 시민단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많은 시민들이 무척 안타까워 하고 있다. 물론 일부의 시민단체에 한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자칫 전체로 파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들고 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시민단체는 비정부·비정파·비영리 결사체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로 결성되며 회원이 직접적인 이익이나 수혜와 관계없이 순순히 공익추구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게 바로 시민단체다. 그런데 최근의 일부 시민단체 모습을 보면서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그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나 하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을 경계 하지 않을수 없다.
시민단체의 활동과 방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키는 바뀔 수 있어도 스스로의 본분과 원칙은 분명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이다. 따라서 시민단체는 권력을 가진 또 하나의 세력으로 커나가기보다는 권력을 가진 집권세력에게 보다 엄격한 기구가 돼 주민을 위한 진정한 역할과 순수한 기능적 역할 수행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주민의 대표성만을 앞세워 스스로를 높이고, 아집에 빠지고 세력을 살찌우려는 시민단체는 그 존재 가치와 의미를 이미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던지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시민단체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감시와 비판만을 앞세우는 일방적인 주장은 이제 자제돼야 한다고 본다.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거시적인 대책과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흠집내기식' 의 구태적인 활동에 만 치중할 때 오히려 지역사회 분란을 부추기면서 명분과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단체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종종 들고 있기 때문이다.
감시와 비판의 감각을 상실한 채 감정섞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행보 만큼은 이제 멈춰야 한다는 지적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 시민들도 보다 적극적인 시민단체 가입을 통해 독단적으로 흐르는 사회의 과오를 막는 선봉에 설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고, 주민을 위한 진정한 감시자로서 시민단체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낼 수 있기에 다시한번 들먹이는 충고로 여겨주길 부디 바란다.
재차 지적한다. 시민단체가 공정하고 투명한 힘을 발휘하고, 정부 및 지방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균형있게 지켜가길…. 또한 주민들이 연대할 책임 다 하기에 충실하면서 지역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보호하는 완충장치가 되기를….
아무쪼록 모든 힘의 발로는 주민이 원하고, 주민을 위하는 방향으로 흐를 때만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진리이자 사실을 익산의 시민단체들이 꼭 되새겨보길 기원한다.
/ 엄철호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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