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 (군산본부장)
박물관이란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 자료를 수집·보존·진열하고 일반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을 말한다. 한마디로 어느 한 나라 또는 한 지역사회의 역사를 대변하며, 그 존재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게 하는 시설물이다.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미술박물관은 그 나라 국민의 자긍심이며, 대외적인 자랑거리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군산 시민들에게 자존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근대역사박물관이 마침내 건립돼 30일 문을 연다. 이 박물관은 내항 일원에 부지 8347㎡(2529평),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248㎡(1287평)규모로, 군산의 정체성·역사성에 초점을 맞춰 시민과 역사의 힘으로 건립된 것이 특징이며 보유 유물은 4400여점에 이른다.
박물관내 해양물류역사관은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군산이 물류중심지인 점을 부각,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군산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1930년대의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근대생활관은 내항·부잔교 ·인력거차방·영명학교 등 1930년대 군산에 실존했던 건물 11채를 복원, 생활모습을 재현함으로써 일제의 강압적인 수탈속에서도 치열한 저항의 삶을 살았던 당시 시민들의 모습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특별전시장에는 옥구 항일농민항쟁 기념관이 운영되는 등 박물관은 시민들이 기증하고 군산시가 전국 각지에서 모은 유물을 통해 선사시대부터의 군산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박물관의 건립을 위해 시민들과 단체가 너도 나도 나서 열정적으로 기증한 유물이 전체 보유 유물의 절반이 넘는 2250점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이 없었다면 오늘날 박물관의 탄생이 어려웠던 만큼 박물관이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만큼 이 박물관이 시민들에게 정신적으로 안겨주는 상징적인 의미는 매우 크다. 군산이 오래전부터 해양물류의 중심지였고 일제시대에는 저항의 도시였으며 선사시대때부터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였음을 보여 주고 있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도시의 정체성은 물론 자존심과 자부심,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전국 최대 규모인 81홀 규모의 골프장·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한국 GM· 타타대우상용차·OCI·세아베스틸등 굵직 굵직한 기업의 입주와 함께 경제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군산은 박물관 건립으로 이제 정신적 기반까지 갖추는 계기가 됐다.
물질적인 경제적 기반에 '야! 군산이 해양물류 중심, 저항의 도시, 유구한 역사의 도시였구나!' 하면서 정신적인 기반까지 함께 갖추고 나간다면 군산은 물질과 정신 성장이 함께 하는 살맛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 확실하다.
근대역사박물관의 건립을 계기로 이제는 우리 시민들의 저변에 그동안 흘러 내려 온 좌절감, 패배감 등 정신적인 황폐함을 떨쳐내고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군산발전에 힘을 합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안봉호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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