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전략연구원 '뿌리 깊은 기업' 출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신생 업체의 절반 이상이 3년 안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초창기의 난관을 극복하고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심한 경기 변동 속에서 10년 이상 사업을 이어나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수십 년간 명맥을 이어온 '장수기업'들에는 사업자들이나 또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음이 분명하다.
신산업전략연구원이 펴낸 책 '뿌리 깊은 기업'(화산문화)은 설립 60년이 넘는 74개의 대표적인 국내 장수기업을 골라 설립 배경과 성장사, 장수 경영의 비결 등을 살펴본 책이다. 김두겸 신산업전략연구원장을 비롯해 박영규 전 연합뉴스 논설위원, 노계원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등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2010년을 기준으로 74개 장수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업종은 제조업으로 33개사(44.5%)였고, 식음료(12개), 제약(8개), 건설(5개), 보험(4개) 등의 순이었다. 저자들은 이들 기업을 파격적인 혁신을 거듭하는 '창조적 파괴형', 지역의 신뢰를 중시하는 '향토기업형', 한 분야에 집중한 '한 우물형', 동업·협업의 장점을 살린 '공동 경영형', 주인이 바뀌어도 창업정신을 유지한 '기업은 영원하다' 형으로 분류했다.
가령 방직업으로 시작해 유통업과 패션업으로 진화한 경방이나 포목에서 맥주, 다시 중공업으로 주력 사업을 변화시킨 두산은 '창조적 파괴형'이며, 동화약품, 샘표식품 등은 '한 우물'형 기업이다.
김두겸 원장은 "유형별로 '한 우물형'이 37%로 가장 많았다"며 "한국의 장수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경험하는 서구의 기업과는 달리 실속형이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한 보수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한국 장수기업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패밀리 기업이 압도적이라는 점이라고 한다. 김 원장은 "이 책은 장수기업을 저널리스틱하게 기술하고 있지만 패밀리 기업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데 입문서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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