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예비평의 뿌리, 눌인 선생을 다시 기억하다
1930년대 문학평론가로서 활약하며 한국 근현대비평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눌인(訥人) 김환태 선생(1909~1944)을 기리는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눌인의 탄생 1백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눌인문학제전위원회(위원장 서재균)가 결성돼 지난 2009년 문학제를 열고 '눌인 문학 전집'을 출간한 뒤 지난해 〈내 소년시절과 소〉(눌인의 수필)를 출간한 데 이어 이번에는 〈눌인의 고향〉이라는 추모 문집을 냈다.
전북지역 문인들이 쓴 무주에 대한 시, 수필, 아동문학, 평론 등을 한데 모으고, 눌인인이 남겼던 고향 무주에 대한 작품들이 수록됐다.
전정구 전북대 교수(문학평론가)는 이 책에서 눌인을 '예원(藝苑)의 순례자'로 규정했다. "김환태는 예술가의 참된 길을 열어주면서 문예 비평의 편향과 일탈을 경계했다. 그는 프로문학 시대에 배태된 문예이론의 혼란과 무질서를 바로잡은 실천적 비평가다. 근대문예 비평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비평사적 위상은 충분히 기억될 만하다."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눌인이 비평에 일대 전환기를 불러일으켰다고 평했다. 1920년대의 비평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던 마르크스주의의 문학비평이 상식적고 초보적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과감히 떨치고 그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 김환태의 비평이라는 것이다.
최승범 시인은 '문학사에 길이 빛을 더할 방렬한 향기'로, 허소라 시인은 '광활한 서사지평을 보노라'로 눌인을 기렸다. 김남곤·이문룡·최종규·진동규·소재호·정군수 등 40여명의 시인들도 시로써 눌인의 고향 무주의 정겨움과 함께 눌인의 추억을 공유했다.
서재균 위원장은 "〈눌인의 고향〉에 실린 작품들이 오늘 무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땅에 태어날 어린이들에 이르기까지 오래도록 가슴에 새겨 고운 정서로 남길 기대한다"고 머리글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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