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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참 일꾼' 재평가 해야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얼마 전 장세환국회의원이 느닷없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큰 죄를 지었어도 대법원에서 유죄확정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버티면서 의원직을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 현역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것을 내던진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장의원이 무슨 수사를 받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의 물리적 충돌 이전, 10여일 전에 전화통화에서 이미 불출마를 연상하게 만든 발언을 보면 이미 오래 전부터 불출마에 대한 숙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불출마 선언 시기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의 구태와 폭력 사건, 다음날 이루어진 것을 가만하면 현실 정치에 대한 강한 혐오와 절망을 느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의원의 내년 총선불출마 선언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정치 발전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장의원은 버림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 줬다.

 

이러한 초선의원의 불출마선언에도 불구하고 다선의원들의 제2, 제3의 불출마 선언이 전북에서 나오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전북 정치권은 오직 자신들의 기득권과 선수 늘리기에만 모든 역량을 다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예산 계수조정 소위에 단 한명의 의원도 참여하지 못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전북의 입장에서 엎친 데 덮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능 의원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현실에 안주하여 스스로 독립적인 정치 역량 강화에 힘을 쏟지 않는 풍토가 오늘을 만든 것이다. 최고위원들이 배출되어도 공천에 용이한 구도를 잡는 방탄 최고위원 수준이 다반사였다.

 

이제 올해가 저무는 마당에 내년도 총선 출마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신선한 정치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군들이 많지 않다. 여전히 수 십 년 만에 고향을 찾아 와서 선거 때만 금의환향을 꿈꾸는 낙하산 후보들, 이리저리 지역을 떠돌며 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 철새들, 중앙관료사회에서 단물을 다 빨아먹고 바랠대로 바랜 사람들이 노령연금보험 들 듯이 출마하는 후보들 천지이다. 지역사회에서 성장하고 역량을 키워온 후보들이 많지 않다. 어느 정도 검증된 토종 지방자치 일군들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이다. 이것은 지역사회 스스로 인물을 키우고 준비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매번 선거 때만 인물난과 '그 밥의 그 나물'을 찾는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일군들을 '큰 인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서울 중심의 사고방식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큰 바위 얼굴'에서 보듯이 지역에서 자라고 성장하고 지역을 잘 알며, 지역에 대한 애정이 말이 필요 없이 넘쳐나는 사람들을 인정하는 풍토를 가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 지역사회 일꾼들을 높이 평가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서울에서 자수성가했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자리를 내주고 지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들은 지역사람이 본디 아닌 것이다. 요구할 것을 제대로 요구하고 지척에서 지켜보려면 지역사회 일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이 높은 뜻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내년도 총선에서는 가까이에 있는 지역사회 일꾼들에게 격려와 희망을 주어 우리 밥은 우리 스스로 찾아먹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회의원들이 지역에 기반하여 성장하고 지역을 바로 세우는데 앞장설 수 있다.

 

이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는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짝사랑을 버리고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부터 실질적인 지역인재들을 재평가해야 한다. '무늬만 지역인 서울 사람들'을 과감히 솎아내면 70% 이상 물갈이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지역사회의 머슴은 지역사회 속에 있다는 너무도 당연한 현실을 결과로 확인하는 내년도 총선을 만드는데 함께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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