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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감추면서 드러내기… 시문학의 근간

김계식 시인 '대나무는 어울려…'

 

김계식 시인(72)은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힘들다. 2002년 '창조문학'으로 뒤늦게 등단해 문단에 나온 지 10년. 하지만 2003년부터 10권의 시집, 지난해에는 시선집까지 내놓았다.

 

이번에도 '풍·정·한·기·원'의 주제로 열두번째 시집'대나무는 어울려 산다'(신아출판사)를 펴냈다. 같은 주제이나 또 다른 성찰로 삶을 문학적으로 조각하고 싶어했다.

 

"시선집을 내놓고 보니, 내 마음의 둠벙에 더 건져낼 게 없을 것 같다는 허탈감이 들었습니다. 굵은 씨알은 찾을 수 없겠지만, 진흙 냄새 나지 않는 신선함은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매달 평균 3권 이상의 시집을 읽고 매일 새벽 차분하고 묵묵히, 작은 채마밭을 가꾸듯 시를 써내려간다. 그렇게 모두어진 작품이 총 90편. 이 중 24편은 다른 문예집에 발표한 것이다.

 

그의 시적 전략은 상처를 감추면서 드러내기다. "아프다"고 말하는 대신, 아픈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어미 대들은 몸피 말려 / 틈을 키우고 / 가슴 속으로 가라앉는 슬픔 보일라 / 그저 쭈뼛쭈뼛 하늘을 향해 앙금을 날린다.' ('대나무는 어울려 산다' 중에서)

 

지인과의 이별로 그가 아팠으므로 시가 나왔다. 상처를 감추고 싶은 여린 마음, 그러면서도 이 애잔함을 좀 알아줬으면 하는 인간적인 욕망. 그 여리고 고독한 면모가 시문학의 근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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