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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염치 모르는 익산 정치판

▲ 엄철호 익산본부장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제갈량과 함께 중국 2대 재상으로 불리는 관중(管仲)은 '예의염치(禮義廉恥)'를 국가의 네 가지 근본이라고 했다.

 

'예와 의'는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틀이고, '염과 치'는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품격이다. 그는 '이 가운데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결여되면 위험에 빠지며, 셋이 무너지면 근간이 뒤집히고, 넷을 모두 갖추지 못하면 망한다'고 지적했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가 최대 이벤트 행사의 하나인 4·11 총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예비 후보자들의 잰걸음도 날로 분주하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전국 총선 예비후보 등록 현황에따르면 이날까지 245개 선거구에 모두 1699명이 등록을 마쳐 6.9대 1란 경쟁률을 기록했다.

 

7대1에 육박하는 높은 경쟁률이다.

 

익산을 포함한 도내 모든 선거구도 바글바글하다. 다음달 23일 예비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경쟁률은 더욱 치솟을것이 분명하다. 높은 경쟁률을 일찌감치 예상했지만 실제 상황으로 정확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가 뭘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강렬한 열망이 다가올 총선에서의 관심과 기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지금의 18대 국회는 우리를 너무 자주 실망시켰다.

 

한마디로 말해 코미디언 같은 정치인들에 의해 코미디 같은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18대 국회의 장면은 싸움이요, 막말뿐이다.

 

출범 첫해인 2008년만 보더라도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가 동원된 여야 간 집단 패싸움이었다.

 

그것도 동네 뒷골목도 아닌 여의도 국회 한가운데서...

 

이후에도 툭하면 폭력과 난투극이 계속 이어지더니 급기야 무협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공중부양하는 모습과 1980년대 시위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최루탄 터지는 모습도 우리는 국회를 통해 지켜봤다. 국민이 원하는 모습은 분명 이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있겠는가.

 

지난해 치른 두 차례의 재보궐 선거와 통큰 양보로 유력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안철수 열풍을 통해 우리는 그들 정치권에게 분명한 경고음을 울렸다.

 

4·11 총선에서의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다.

 

하지만 민심이 뿜어대는 메시지가 이처럼 강렬하지만 익산지역 일부 예비후보자들의 행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19대 국회에서도 별로 달라질것 같지 않은 실망감이 우선 든다.

 

변화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들을 하지만 기존 정치인의 못된 버릇들이 여전히 답습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몰염치한' 집단으로 투영되는 기성 정치인 못지 않게 그들의 일부는 면역주사라도 단단히 맞고 이번 총선에 나선냥 염치를 아예 내팽겨친채 실망스런 행보를 벌써부터 보인다.

 

민심이나 민의 챙기기에 앞서 그들은 경쟁후보 헐뜯기에 치중하며 과열·혼탁선거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고, 겉으로는 지역발전은 물론 정치 쇄신과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관심을 보이고 있는것은 공천 줄대기가 우선이고 직업적(?) 선거 브로커들의 조종에 의한 꼭두각시 놀이에 마냥 휘둘이고 있다. 정치적 소신과 철학을 좀처럼 찾아볼수 없는 일부의 행보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크게 실망한다.

 

제 능력과 분수를 정말 모르는것 같아 심지어 답답함마저 든다.

 

흔히 일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적정기간의 인턴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는다. 그 직업군에 적합한 능력과 인격을 배우기 위함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이번 총선에 나선 일부 후보자에 있어 본격적인 정치에 나서기에 앞서 예의염치 훈련을 먼저 받았으면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니겠는가.

 

아무쪼록 알곡과 쭉정이를 제대로 걸러내는 익산 유권자들의 지혜가 지금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것 같다.

 

19대 국회는 분명 18대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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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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