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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선열들의 숨결을 느끼는 3월

김명한 전주보훈지청장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고 땅이 작고 사람이 적어도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1907년 4월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헤이그에서 고종황제의 특사로 파견되어 을사늑약의 무효를 선언하였으나 열강들의 무관심에 통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순국하신 이준열사의 글이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지난해 5월 2개월 동안 전국 초·중·고생 9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시민 의식과 태도"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정치체계가 잘 돼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초등학교 4학년은 83%인 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들어 고3 학생은 17%에 불과하였다. 특히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24%에서 고등학생은 58%에 이르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매일 학원 뺑뺑이 돌리고 야자만 시키는데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겠나?" "뭐 딱히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는 않습니다. 이 나라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하지만요" 라는 의견도 있음을 보았다. 자라나는 청소년 반 이상이 조국을 등지고 싶다는 조사결과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으나 네티즌들의 의견에 그래도 우리 학생들이 국가의 소중함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음을 볼 때 다소 안도의 한숨도 나온다.

 

그러나 3.1절을 앞두고 조사결과를 접하는 심정은 편치만은 않다. 지난 93년 전 일제 치하에서 고통 받던 선열들은 모두가 하나 되어 나라 잃은 설움의 한을 풀고 빼앗긴 조국을 되찾고자 태극기를 들고 만세운동에 참여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1500여 차례나 전개되었고 모인 숫자는 200만명이 훌쩍 넘었다. 이는 당시 광복을 향한 우리 민족의 열망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잃었던 조국을 찾고 자랑스럽게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모진 고난을 헤쳐 나오면서 일신의 안위를 던져 자신보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보다 더 큰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하였다. 비록 자신의 자녀에게는 가난을 물려줄지언정, 조국의 광복을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 놓았다. 그 열망과 투지, 헌신으로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이하였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세계 13위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상해 임시정부시절 '선생님 왜 우리나라에는 인물이 없습니까?' 라는 동포의 질문을 받고 한참을 생각하시면서 '우리 가운데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이 없음을 한탄하는 그 사람들 모두가 인물이 될 공부를 하면 된다.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자가 되라.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세상을 만들자'라고 말씀하셨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하였다. 선진화로 가는 길목에서는 많은 이해 당사자의 대립과 갈등은 필연적이라고 본다. 이것을 슬기롭게 넘겨야만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언젠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나라를 경영하게 될 것이다. 현실도피보다는 과감하게 도전에 응하는 투지와 열정이 필요하다. 그러한 정신이 빙그레 웃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민정신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전라북도에서는 3.1절의 뜻을 기리고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자 3월 1일 10시 도청 대강당에서 도지사 주관으로 기념식을 가지며, 시·군에서는 자치단체장 주관으로 기념식이 거행 된다. 또한 그 날의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시·군별로 3월 19일까지 기념사업회 및 청년회의소 주관으로 이루어진다.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기념식과 재현행사에 참여하여 애국선열들의 숨결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신록이 푸르른 봄, 따뜻한 날씨와 푸른 하늘을 즐길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긴 채 조국의 봄에는 새싹도 고개를 숙이고 어린아이들도 마음껏 웃지 못한 동토(凍土)의 시절이 있었음을 잊지 말자. 이번 주말에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가족과 함께 방문하여 다시는 이 땅에 이민족의 침략이 없도록 다짐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헌신하신 독립유공자들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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