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 / 정부·기업이 적극 투자해 과학 선진강국 만들어야
16세기만 보면, 세계 초강대국은 세계 3대 발명이라 일컫는 인쇄술, 화약, 나침반을 발명했던 중국과 아라비아숫자와 연금술 등 수학과 화학 등에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이슬람의 오스만제국이었다.
그러나 중국과 이슬람의 통치자들이 권력유지를 위해 과학기술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정책을 편 반면, 서양에서는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의 지동설,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 등으로 16~17세기 과학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 일어났고, 유럽의 평범한 민족국가였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산업혁명을 통해 경제적, 군사적 힘을 비축하면서 근대를 지배하게 되었다. 즉, 중국과 이슬람에 비해 여러 면에서 뒤떨어졌던 서양으로 패권이 넘어가게 된 출발점이 16~17세기의 과학혁명이었다.
유럽의 이민자들이 건국한 미국을 보자. 미국은 식민지 농업경제에서 시작하였지만 개척정신, 창의력과 능률을 존중하는 문화와 사회적 시스템, 실리콘밸리와 수많은 혁신기업들이 과학기술을 선도하면서 세계 초강대국이 되었다. 제조업에 기반을 둔 일본과 중국의 추격으로 다소 경제적 영향력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지만 수평굴착기술이라는 신기술을 장착한 세일가스(Shale Gas)혁명을 통해 산업의 판도를 바꾸면서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의 과학혁명보단 앞선 15세기 세종대왕 재위시 과학기술 혁신이 있었다. 과학과 문화를 기록하고 후세에 전달할 수 있는 한글을 창제했고, 집현전과 주자소를 설치하여 학문을 연구하고 인쇄능률을 올렸다. 물시계, 해시계, 측우기를 발명하고 화포를 개량하여 군사력을 키웠다. 당시 세계적으로도 앞섰던 과학기술들이었지만 과학을 천시하는 조선의 사회적 시스템으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했고 외세의 침략과 식민지배로 귀결되었다. 15세기의 과학기술이 계속 발전되고 혁신되었다면 우리 역사도 달라졌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역사적 교훈이 아니더라도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우수인력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대학에서는 연구인력이 부족해 외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우수인력들이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하고 창의력 있는 인재들이 나래를 펼 수 있는 중견, 중소기업은 후순위다. 스포츠 분야 수상자들은 환대받지만 기능올림픽 수상자들은 누구인지 관심도 없다. R&D예산 증가율도 1~2%에 불과해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도 부족하다. 말로는 과학기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는 것 같아 30년 이상 엔지니어로 성장해온 필자로서는 가슴이 답답하다.
과학기술 분야는 개인과 기업, 정부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 발전할 수 있다. 먼저, 과학기술인과 엔지니어가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 몇몇 스타 과학자들만 칭송받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인정받는 풍토가 형성되어야 한다. 비현실적일수도 있으나 연말 방송사의 연예대상처럼 매년 물리, 화학, 기계, 철강 등 각 분야별 우수 연구자들을 방송을 통해 소개하고 상을 주면 어떨까?
아울러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뿌리인 기초과학이 튼튼하면 산업계에서 기술혁신을 가속화 시킬 수 있고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집중해서 지원해야 한다. 인구 5000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선택과 집중을 잘 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제패를 못할 분야는 없다고 본다. 과학기술이 선진강대국의 기본이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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