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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습

▲ 정영철 전북대 의대 교수
훈습(薰習, working through)의 일반적 의미는 열심히 노력하여 숙달되는 것을 말하지만 원뜻은 이와 좀 다르다.

 

앞에 훈자가 향풀·향기 훈자이기 때문에 좋은 향을 배게 하면 그 향기가 풍기게 되는 것처럼 신체와 언어, 마음으로 노력하면 그것이 마음에 잔류하게 됨을 말한다.

 

인내하고 참을 수 있는 능력 필요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함축되어 있다.

 

첫째는 외훈습으로 생선가게에서 일하는 사람과 꽃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가 다르듯이 우리가 어떤 곳에 처하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며 어떤 환경에 머무르느냐에 따라 우리 성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으로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런던 택시 기사들의 뇌를 찍어보면 공간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가 일반인보다 크다고 한다.

 

좁고 복잡한 길을 계속 다니다 보니 훈련의 결과로 해마가 커진 것으로 해석되어지는 유명한 연구 결과이다.

 

산삼이나 인삼이나 원래의 종자는 같으나 자라는 환경의 영향 차이로 효능이나 가격이 큰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훈습으로 환경이 어떻든지 간에 자신의 마음을 잘 갈고 닦으면 내부에서부터 향이 우러나올 수 있다는 뜻으로 이것이 훈습의 본래 의미일 것이다.

 

정신분석에서의 훈습의 의미는 어떤 내용이 완전히 자신의 자아에 통합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점진적으로 그리고 정교하게 탐색을 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과거의 중요 인물과의 갈등의 문제를 현재 문제의 원인으로 보는 점이 강조된다는 것 외에 정신내면적 인식과 깨달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내훈습과 본질적은 뜻은 동일하다.

 

내가 오늘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10년 뒤의 내 모습이 결정된다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내훈습을 실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참살이 모습일 것이다.

 

성공적인 내훈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인내하고 참을 수 있는 능력이다.

 

요즘 세상은 손바닥 안에 있는 스마트 폰을 클릭만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참을 줄을 모른다.

 

매경한고발청향이란 말처럼 어려움을 이겨내는 정신적 가치가 더욱 존중되고 발굴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에게서 나는 향수가 아니라 태도, 말투, 표정 등을 통하여 느낄 수 있는 내향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호흡 길게 하고 내년 준비해야

 

벌써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열심히 살겠다고 새해마다 결심을 하지만 연말이 되면 항상 아쉬움과 후회가 남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무심코 한 말에 다른 사람이 상처는 받지 않았을까?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과 희망을 주었는가? 나 자신에게 정직하고 최선을 다하였는가?”를 되돌아본다.

 

또한 “내년에는 무엇을 바라고 희망하고 싶은가? 어떤 삶이 되고 싶은가?”를 잠시 생각해본다.

 

훈습이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기록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호흡을 길게 하고 내년을 또 준비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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