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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 믿고 맡기시나요?

▲ 이정미 전주기전대 교수
작년에 유독 보육교사의 원아 폭행과 관련한 기사가 많이 보도됐다. 화면 속에 보이는 유아의 적나라한 몸의 멍 자국과 상처들, 보육교사의 무지막지한 행동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찌 보면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들은 정말 소수의 자질 없는 교사들의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자주 그리고 점점 증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04건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워킹 맘으로서 또 예비 유아교사를 양성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보육교사 처우·근로환경 열악

 

2013년 집계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4만2527개로 148만7000명 규모다. 또한 유치원은 총 8538개로 61만4000명의 유아들이 다니고 있다. 이와 같이 총 210만 1000여명의 영유아들이 하루에 많은 시간을 기관에서 교사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인생에 있어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한 시기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유아 교사들의 역할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유아 교사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많이 안타깝다.

 

지난해 어느 광역시에서 어린이집 148개소를 대상으로 사업장 감독을 실시한 결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장시간의 근로와 저임금, 출산휴가 미부여 등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의미 있는 점은 조사 대상 지역이 지난해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뉴스에 가장 많이 보도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즉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보육교사 아동학대 사건들에 대해 개인적인 문제로 다루고 처벌만 강화하기 보다는 사회적 시스템의 개선과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절대 필요한 부분이다.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그들을 대하는 부모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시스템 개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유아교사는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신없이 하루를 바쁘게 지낸다. 교육부에서 지난해 11월 만 3~5세 누리과정 수업시간을 5시간(60분 기준)으로 단일화하는 지침을 내려 최근 전국 유치원 교사들의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유아 발달을 반영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방과 후 전담교사를 확보하지 못해 다음 수업준비 및 행정업무 처리 등의 시간이 없어 결국엔 아이들의 교육활동에 전념하지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위에서 지난해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도 보육교사들이 장시간 근무, 휴식 또는 휴가의 제한적 사용, 높은 강도의 업무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아 교사들에게 사명감과 책임감만으로 이 모든 것을 감수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정부차원 적극적인 지원 필요

 

영유아 부모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공짜 보육이 아니라 질 높은 보육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유아 교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우리 사회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오늘도 유아교육 현장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영유아들을 위해 정말 애쓰고 있는 교사들의 노력과 헌신에 진실한 칭찬을 보내고, 아울러 교사들 자신도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전문성 등에 대해 스스로 물어볼 기회를 갖길 바란다.

 

△이정미 교수는 한국교원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북고용포럼 운영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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