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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 김은규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새 봄이 왔다. 따스한 기운이 대지를 녹이면서 여기저기서 봄 기운이 올라오고 있다. 봄 바람과 함께 우리 사회에도 곳곳에도 신선한 기운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모두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금년들어 진행되는 방송계의 상황을 보면 봄 내음과 함께 전해지는 상큼함을 느껴볼 수 가 없다. 오히려 매서운 삭풍이 다시 불 것을 예고하는 것 같다.

 

권력 지향 사장·수신료 인상 문제

 

지난달 말, MBC의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문제는 신임 사장이 MB정부시절 ‘조인트 사장’이라는 오명까지 들어가며 정권의 방송장악에 일조했던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으로, 방송 공정성 쟁취를 위해 노력했던 후배들을 핍박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의 의지에 더욱 부합하는 행보가 예상되기에 공영방송 MBC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의 우려가 크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어온 KBS 수신료 인상안 문제는 국회로 넘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야당 추천 위원들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3:2라는 표결 결과를 토대로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수신료 인상이라는 뜨거운 감자는 이제 국회에서 다루어지게 됐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여당도 섣불리 강행처리하기에는 힘들겠지만, 수신료 인상 문제를 두고 세찬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방송 공정성을 위해 여야가 합의한 방송법 개정안이 하룻만에 뒤바뀌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지상파 방송과 종편 보도채널에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편성위원회’를 구성토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여당의 미방위 위원들은 하룻만에 이를 번복했다. 종편이라는 민영방송을 소유한 조중동 보수언론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합의안은 반쪽이 됐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보수언론과 이에 휘둘리는 여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지난 10일부터는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가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위해 15명이 참여하는 재승인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런데 15인의 심사위원 구성 중 야당 추천 인사는 3명뿐이다. 이와 관련,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종편국민감시단’은 재승인심사위원회가 정치적 의도와 전문성 부재 속에 구성됐으며, 방통위의 재승인 심사는 승인을 위한 알리바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오는 25일부터는 제3기 방통통신위원회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정부 및 여당 추천 3명(청와대 2명, 여당 1명), 야당 추천 2명이라는 위원 구성을 위한 인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재구성되는 일정이 진행 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은 실질적으로 대통령 추천 3인, 여당 추천 3인, 야당 추천 3인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정부여당 측 6명, 야당 측 3명인 셈이다.

 

방통위·심의위 구성도 여당 우위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내 방송환경의 구도와 내용을 좌우하는 핵심적 거버넌스이다. 그러기에 공정성과 독립성의 문제가 관건이다. 하지만, 현재의 위원구성 시스템은 정부여당 측이 우위를 차지하며 대통령과 여당의 의지에 따라 일방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이다. 때문에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 없이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새 봄이 왔건만 한국 방송의 구도를 좌우할 일련의 움직임은 이처럼 그리 훈풍이 아니다. 방송가의 봄은 언제 오려나, 그저 기다리기에는 너무 엄중한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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