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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이 여성?

▲ 김경주 전주비전대 교수
최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대통령상 수상자가 수석인 여생도에서 차석인 남생도로 다시 수석 여생도로 바뀌는 해프닝이 있었다. 공군사관학교 뿐만 아니라 올해 육군사관학교도 2년 연속 여생도가 수석졸업을 했다. 이 때문인지 육사는 그동안 일반학 분야의 비중이 높았던 것을 군사 및 체육분야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성적평가기준을 개정하겠다고 한다. 때문에 여생도의 상위권 진출을 막아보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을 사고 있다.

 

어머니 마음으로 병사 더 소중하게

 

1990년대 후반부터 여학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사관학교는 여성에 대한 높은 편견과 장벽으로 문호개방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제 문호를 개방한지 십여 년이 좀 지나 입학 및 졸업에 수석 및 차석 등 우수한 여생도들이 나타나자 여성의 전쟁수행능력을 운운하며 갑자기 학업능력평가 기준까지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만큼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최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유럽의 국방장관 4인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노르웨이(37세), 네델란드(40세), 스웨덴(47세), 독일(55세)의 국방장관이었다.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것은 차치하고 여성장관들의 나이가 젊다는 것도 놀랍지만 경력 또한 군 경력과 큰 관련이 없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한 예로 독일의 여성국방장관인 우르줄라 폰테어라이엔은 7남매의 어머니이다.

 

우리의 경우 아무리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높다 하더라도 이렇게 자녀를 많이 둔 여성의 사회활동을 상상할 수 있는가? 봉사활동도 아닌 수많은 젊은 군인의 목숨을 책임지며 전쟁수행도 불사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에 말이다. 작년 말에 취임한 주한 미 해군사령관 리사프란케티(49세)도 여성이다.

 

생각을 뒤집어서 해보면 자녀를 낳아본 여성은 군에 있는 병사들을 더 소중하고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을 것이며 위급한 상황이 되면 누구보다 냉철하게 판단을 내릴 것이다. 이번에 논란이 되었던 수석 여사관생도의 대통령상 수상 해프닝을 볼 때 여성국방장관을 배출하고 여성사령관을 배출한 그들 나라의 정치인과 국민의식 수준이 가히 경이롭게 여겨진다. 혹자는 우리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별한 상황이라 반박할지 모른다. 지금은 최첨단 전자무기로 전쟁수행능력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전쟁지휘관은 근육력이 있는 남성이 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까? 보통의 근육으로도 인내력 있고 리더십과 책임감이 있으며 상황을 잘 판단하고 지휘해야할 두뇌력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축구선수들도 근육보다는 두뇌로 운동하는 선수들이 더 우월하다고 하지 않던가?

 

21세기 글로벌시대 성평등 중요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온통 나라가 저출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출산현상의 내면을 들어가 보면 양성불평등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

 

수석이 남자이면 어떻고 여자이면 어떤가? 그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들어가고자 하는 자리에서 필요로 하는 자질과 능력 그리고 품성을 갖추었다면 생물학적 사회경제적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니겠는가? 인적 자원만으로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21세기 글로벌시대이기 때문에 그 어느때 보다 성평등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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