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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사명 의식

▲ 남연희 한일장신대 교수
사회복지사에게 있어서 직업적 사명의식을 갖추는 것은 사회복지사 역할 수행에 있어서 기초적인 조건이다. 80년대 초에 사회복지를 공부한 필자가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당시의 강의내용은 사회복지사의 직업적 사명의식이다. 지금 필자도 여전히 예비 사회복지사들에게 휴먼서비스 제공자가 갖추어야할 직업적 사명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각 직업군에서 직업적 사명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사회 각계각층에서 발생되는 여러 현상들을 보면서 각 직업군에서 직업적 사명의식이 실종되어버린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월호 참사, 무책임한 어른들 때문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에서 안전을 지키는 직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할 직업군들에서 직업적 사명의식이 상실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참사에서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아이들을 지켜할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래 사회가 현재보다 더 안정되고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기성세대의 열망이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미래세대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직업의식을 어떤 모습으로 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사회의 청소년들은 황금만능주의를 쫓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최선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만 같다. 이는 2013년 9월 전국 청소년 531명을 대상으로 일·직업의식에 대한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의원의 설문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조사결과에서 보면 청소년들은 일·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수’로 꼽고 있었다. ‘남들 보기에 좋더라도 보수가 낮은 직장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43.9%를 차지했으며, 42.4%가 ‘일이 힘들더라도 보수가 높을 경우 취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청소년들은 좋은 일자리=높은 보수로 인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들의 직업의식이 개인주의화 되어있고, 직업적 사명의식은 직업선택에 있어서 주요 요인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응답 결과를 탓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의식은 어른들의 모습을 투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주들은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수익창출에 더 몰입하고 있고, 고도의 기술과 높은 사명감이 요구되는 전문직들도 자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 보다는 소득창출에 더 몰입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좋은 일자리=높은 보수' 의식 버려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서로 얽혀 있어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모두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각 직업군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행태를 보면 공동체적 의식은 상실되어 버린 것만 같다. 기성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의식과 공동체 의식에 대한 성찰만이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사회를 물려줄 수 있는 토대이기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직업적 사명의식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라는 것,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 어른들이 참회해야 할 부분 또한 바로 이것이며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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