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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에 바란다

▲ 정우식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장
새 임기 시작 일주일이 넘었다. 늦었지만 먼저 교육감 당선과 취임을 축하한다. 전북교육과 아이들을 위해 부디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시기 바란다.

 

성공하는 교육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앞으로 지면이 허락하는 대로 몇 가지 조언해드리고자 한다. 선거기간 내내 그때그때 짚어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선거의 속성 상 억측과 오해가 난무하기 일쑤여서 선거 후에야 꺼내는 것임을 이해하시기 바란다.

 

지난 4년 임기 동안에도 나름으로는 조언을 한다고 했는데 귀 담아 들으셨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부질없는 짓이려니 여러 번 망설이다가 “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언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함에는 이롭다(良藥苦口利於病, 忠言逆耳利於行).”한 옛말에 힘을 얻어 그래도 쓴 소리를 해보기로 용기를 내었으니 다소 거슬리는 바가 있어도 용서하시라.

 

독선을 극복해야 소통 가능

 

선거기간 동안 김승환 교육감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단어는 아마 ‘불통’이었을 것이다. 당사자로서는 억울한 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한 것이라면 응당 이유가 있을 것이므로 인정하면서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이 불통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권력을 쥔 자가 스스로를 불통이라 시인하는 경우는 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은, 권력자가 엄연한 잘못조차 인정하려 하지 않을 때, 그래서 사과와 반성이 따르지 않을 때 극심한 불통을 느낀다. 또 자신만 옳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있어 더 이상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 이를 불통이라 부른다. 오만함도 불통의 다른 이름이다. 한마디로 불통은 자기성찰과 민주적 과정이 생략되었을 때 나타난다.

 

이번 교육감 선거 때 교육감이 4년 전보다 훨씬 오만해진 것 같아 불안하다고 걱정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선거토론회를 지켜보면서 나도 그리 느꼈다. 다른 후보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기초학력 꼴찌라는 객관적 현실조차 일제고사라 묵살하며 수능성적 1등만 되뇌는 모습에서도 성찰적 겸손함은 느낄 수 없었다. 선거가 자기방어적 성격을 띠는 점을 고려해도 실망스러웠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학력저하를 걱정하는데 교육감 혼자만 일부 수치를 내세우며 자화자찬에 빠져 있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괴리감을 느낀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기초학력을 방치하면 낙오가 세습되어 계급 고착화로 이어질 심각한 문제인데도 진심어린 인정과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일관한 점은 아쉬웠다. 지금이라도 반성하실 대목이다.

 

흑백 논리식 이분법적 시각 벗어나야

 

지난 4년 간 교육감이 매사를 선악으로 구분 지어 버릇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법학자인 탓이라 여기지만 교육감으로서는 이런 흑백논리 식의 이분법적 시각을 벗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나만 선(善)이고, 나와 다른 남들은 하나씩 척결해야 할 악(惡)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대결은 불가피하다. 사안마다 대립과 갈등만 되풀이될 뿐 해결에 이르긴 난망해진다. 교육감의 리더십에 대한 세간의 우려는 대체로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요즘 시국을 보면서도 우려는 여전하다. 전교조와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응하는 태도 때문이다. 명분에만 사로잡힌 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도 발맞추지 못하고 독불장군처럼 혼자서만 앞서나가려 조급해 할 때, 불통은 언제든 내 몫이 된다. 다소 미흡해 보이더라도 보조를 맞춰 나가시길 바란다.

 

전북교육과 아이들을 위해….

 

△정우식 원장은 이일여고 교사,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전북일보 독자권익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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