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의사소통 통해 서로의 입장·의견 존중 문제 해결·갈등 최소화
당시 워싱턴대학교는 ‘단백질 배열규칙’이 적용된 게임을 만들어 보급하였고, 게이머들은 이 난제를 단 10일 만에 풀었다고 하니 집단지성(集團知性)의 놀라운 힘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전 세계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수정, 보완 되고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의 능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다.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해 얻게 된 집단적 능력’을 말하는데 “소수의 전문가보다 다양성을 가진 융합된 지성이 더 우수하다”는 의미로 종종 사용된다.
이 개념은 하버드대 교수인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가 “개미의 능력은 하나의 개체로 보면 아주 미미하지만 군집생활에서는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고 1910년에 발표하면서 생긴 것이다
대중의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은 집단지성을 더욱 진화시키고 있고, 기업은 앞 다투어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 소수 전문가 대신 대중의 경험과 직관을 활용하는 이른바 ‘크라우드 소싱’이 대표적인데 대중(Crowd)과 외부자원 활용(Outsourcing)의 단어가 결합한 합성어다.
실제 미국의 신제품 개발업체 ‘쿼키(Quirky)’는 약 100만여 명의 회원으로부터 올라오는 아이디어를 회원들 스스로 검증하여 보완하고, 상품화되었을 때 이익을 나누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의 제품이 상품화되는데 약 1000여명의 회원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결국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연구원이나 회사의 직원이 아니고 소비자인 대중인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전력도 2014년도 화두를 집사광익(集思廣益)으로 정한 바 있는데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의미로 제갈량이 쓴 글에서 유래한다. 2만여 명의 직원뿐만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회사 현안을 풀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한전 전북본부에서도 다양한 직무에 종사하는 직원들로 ‘전북 집현전’ 이라는 독특한 조직을 구성하여 현안을 해결하고 있고 그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
그렇다면 많은 아이디어가 모이기만 하면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것일까? 학자들은 집단지성에는 다양성, 독립성, 분산화, 통합화 등 몇 가지 특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소수의 의견도 중시되는 분위기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경험을 가진 구성원이 타인의 의견에 자유롭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타인의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식이 융합되고 비로소 집단지성이 발휘된다는 의미이다. 만일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다수의 의견에 맹목적으로 동조 하거나 리더의 결정에 순응하는 이른바 ‘집단사고(集團思考)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몇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집단지성은 과학, 비즈니스 등 많은 분야에서 훌륭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 역시 결국 집단지성으로 풀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존중한다면 복잡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고 갈등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우리 전북지역도 ‘새만금을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개발사업’등 각종 현안이 있다. 도민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현안에 참여하고, 해당 기관은 모여진 지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다양한 지식과 지혜가 모여 ‘나’보다 똑똑한‘우리’의 힘이 발휘된다면 현안 해결은 물론 전라북도의 캐치프레이즈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도 실현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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