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나서 학습환경 조성 필요
전북의 낮은 학력은 경제력과 가정환경 변인 등의 사회경제적 요인이 큰 영향을 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을 책임지는 전북교육청도 이런 결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맞서서 차별화된 지역교육정책을 실시할지라도, 학력이 전국 최하위권을 유지하는 것은 자랑거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전북이 처한 사회경제적 여건이 불리할수록 학교교육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가 엄존하는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학생들의 학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애써 우리의 속마음을 달랠지라도, 우리는 자녀의 학력에 관심을 갖는 실존자여서 학교교육의 학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는 전북의 학력을 신장시키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늦으면, 돌이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 출발은 우리 지역의 낮은 학력을 인정하는데 있다. 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 요인과 사회 요인을 변화시켜야 한다.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교에서 학습부진 학생 지도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할수록 대체로 보통 학력 이상의 비율이 높고, 기초학력 미달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학교가 학교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학력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부모와의 대화나 활동이 많은 학생일수록 학력이 높고, 교육 취약 학생의 경우는 대체로 학력이 낮게 나타났다. 이 점은 학력에 사회 경제적 요인들이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너진 가정의 회복이 자녀의 학력 신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학교가 가정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와 학교 모두가 나서서 자녀가 지닌 가정환경의 열악함을 도와야 함도 분명하다. 학력 신장에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교가 중심이 되어서 지역사회와 함께 학생의 사회적 학습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상담기능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자존감은 곧 학습의 동기부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학습부진아 대책부터 세워야
학력은 언어의 유희로 이룩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장기적인 교육 정책과 지역사회의 총체적인 노력을 통하여 얻어지는 결과이다. 전북교육청은 학력 신장을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정책의 출발은 학습부진아에 대한 대책부터이다.
△이경한 교수는 서울대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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