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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튼실한 뿌리, 중소기업

혁신형기업 육성 위해 R&D 예산 지원 확대 /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 위성인 前 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키가 30m까지 자라나는 모죽이라는 큰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털 모(毛)에 대나무 죽(竹)을 써서 모죽이라고 하는데, 이 대나무는 아무리 기름진 땅에 심어도 5년이 지날 때까지는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심은 지 5년이 지나면 하루에 70∼80㎝씩 자라서 최고 30m까지 자라는데, 이렇게 큰 키에도 불구하고 태풍이나 악천후 속에서도 쓰러지거나 잘 부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뿌리’ 때문이라고 하는데 씨를 뿌린지 5년 동안은 싹을 틔우지 않는 대신 뿌리만 키워서 보통 사방 10리까지 뿌리가 퍼져나간다고 한다.

 

뿌리가 깊고 튼실하니까 대나무 줄기의 성장 속도도 빠르고 또 큰 키에도 불구하고, 온갖 태풍이나 비바람도 잘 견뎌낸다고 한다.

 

우리 경제를 모죽에 비유할 수 있겠다. 줄기는 대기업, 뿌리는 중소기업에 비유할 수 있다. 줄기인 대기업이 굵고 튼실하게 성장해 나가려면 뿌리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땅 속 깊이 뿌리박혀 척박한 환경에서도 수분과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 또 줄기가 왕성히 성장해 나가야 뿌리도 그만큼 깊고 넓게 퍼져나갈 것이다. 즉 뿌리와 줄기의 상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보면 이런 상생의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한 때 우리경제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를 통해 성장을 이룬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낙수효과는 점점 줄어 드는 대신 대기업들의 불공정거래 행위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기업 경영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기업들이 거래 중소기업에 대해 납품단가를 제대로 산정해 주지 않는다든지, 중소기업이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 위치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뺏는 행위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에서는 수시로 수·위탁거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대기업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한 사례를 시정해 오고 있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아직도 갑-을 관계가 있어 불공정거래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 전북지역경제를 살펴보면 튼실한 뿌리보다는 잔뿌리라 할 수 있는 생계형 소상공인 비중이 너무 높다.

 

전체 중소기업중에서 소상공인 비중은 전국적으로 평균 87% 수준인데 반해 우리지역에는 이보다 2%가 많은 89%가 소상공인이다.

 

반면에, 튼실한 뿌리라 할 수 있는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 경영혁신형 기업 등 혁신형기업의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우리 지역경제가 보다 튼튼해 지려면 기술과 지식기반의 혁신형기업이 보다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중소기업청에서는 기술과 지식기반의 혁신형기업 육성을 위해 금년도에도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창업선도대학,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창업인프라 확충을 통해 대학과 연구소 기술창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제고를 위해 R&D예산을 지난해 보다 8.2% 증가된 957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중 우리지역에는 300~400억원 정도가 지원될 예정이다.

 

아울러 상시근로자수나 매출액이 3년평균 20% 이상 증가하는 가젤형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 다양한 지원을 통해 히든챔피언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지역에 튼실한 뿌리를 가진 혁신형기업들이 보다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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