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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 20 : 10 농사 법칙

논 70%엔 주력 작물을, 20%에는 부수적 작물, 10%는 기후변화 대비...벼농사 의존 벗어나야

▲ 성신상 농촌진흥청 전문위원

지난해는 사상 최대의 풍작으로 정부와 농민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배고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풍작의 고민은 행복한 걱정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연말 재고량이 세계식량농업기구의 식량안보 권고량을 크게 초과한 190여만톤이 되다보니, 정부는 적정생산을 위해 3만ha의 논에 벼대신 타 작물을 재배하도록 하는 ‘중장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호당 평균 경지면적은 1.5ha로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선진 농업국가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이다. 쌀 생산 농가수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2014년 기준 농가수의 60%인 67만6000호에서 아직도 벼농사를 짓고 있다. 생산비는 중국보다 2.7배 높고, 가격은 수입쌀에 비하여 2∼3배에 불과하다. 농사를 지은 후 경영비를 제외하고 나면, 1.5ha의 논농사 연간 소득이 1000만원 이하에 불과해 의식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벼농사는 적어도 5ha 이상을 지어야만이 연 평균 농가소득 35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그러므로 올해부터는 토지, 자본, 노동력을 극대화하여 논에 벼농사보다는 소득이 높은 타 작물을 재배하여 농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논 농업을 다양화 해보자.

 

첫째, 논에 이모작을 재배하자. 2014년 기준 경지이용률은 102.5%로 매우 낮다. 논 면적 93만4000ha 중 이모작 가능면적이 약 66만ha이다. 벼 후작으로 보리, 우리밀, 사료작물 등을 재배하면 벼만 재배하는 것보다 35∼59% 소득이 높다.

 

둘째, 지역 특산품과 연계하여 생산에서 판매까지 시장교섭력을 강화하자. 순창·파주 논콩 재배단지, 괴산·신안 잡곡단지, 천안·경주 팥 재배단지들처럼 논 활용을 다양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례로, 순창에서는 논콩 재배를 권장하기 위해 장려금으로 ha당 300만원을 지원하여 380ha의 논에 콩을 심어서 장류산업과 연계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셋째, 논에 벼농사 의존에서 탈피하여 간편하고 소득이 높은 작부체계를 활용하자. 봄감자 후작으로 콩, 콩 수확 후 우리밀 또는 봄배추 수확 후 콩을 재배하는 등의 작부체계를 도입하자. 지난해 ‘순창군 복흥면 박수남’농가는 논에 봄배추를 수확하고 콩을 재배하여 10a당 230만원의 소득을 올려 벼 재배보다 2.5배 소득을 올린 사례가 있다.

 

넷째, 쌀 수급조절을 위해 들녘경영체를 중심으로 일정규모의 일반벼를 재배하자. 9월 15일경 미리 수량을 조사하여 평년작 이하가 예상되면, 수확 후 공공비축미로 수매하고, 풍작이 예상되면 총체벼로 수확하는 방안을 채택하자. 총체벼를 수확한 후 동계작물로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연중 조사료 생산체계를 확립하자.

 

다섯째, 쌀 주산단지 중심으로 생산, 가공, 마케팅을 연계하여 6차 산업으로 육성하자. 김제 ‘단지’에서는 쌀 가공업체와 계약재배를 추진하여 생산된 벼는 농협미곡종합처리장에서 수매하고, 도정한 쌀은 한우물영농조합에서 볶음밥을 만들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판매하는 협력 사업을 하고 있다.

 

여섯째, 중국에 쌀 수출길이 열렸다. 간척지 등에 맞춤형 수출전문단지를 조성하여 수입국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유기농, 가공용 쌀을 생산하여 수출하자.

 

끝으로 쌀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논에 벼 대신 타 작물을 재배하도록 정부는 ‘쌀 생산조정제’를 적극 도입하고, 농업인은 ‘돈 버는 농업’실천을 위해 농지 중 70%에는 주력 작물을 재배하고, 20%에는 부수적인 작물을 재배, 10%에는 기후변화 등을 대비하여 소득 작물을 선택하여 시범적으로 재배하자.

 

△성신상 전문위원은 남원 출신으로 지난 1982년 공직에 입문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도 등에서 32년 동안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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