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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

▲ 김상겸 석도 국제훼리 대표이사

우리는 3면이 바다로 된 한반도에서 살아오면서 어릴 때부터 바다가 우리와 밀접하게 생활 속에 접해있고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교육받아 왔다. 바다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을 우리는 막연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바다의 어떤 면이 중요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했다.

 

바다는 우리가 도전해 정복해야할 목표이고 특히 자원이 부족한 우리 형편에서는 잘 이해하고 활용해야할 자산이라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바다의 생리를 배우지 못했다. 대자연의 일부인 바다는 무한의 에너지를 갖고 있기에 정복하기보다는 잘 이해하고 순응해야할 대상이다.

 

성장·발전만 집중, 사소한 사고 무시

 

바다는 뱃길이 되어 수십만 톤의 화물을 또는 수천 명의 승객을 단번에 세계 어디든 선박을 정박할 수 있는 시설만 갖춘다면 이동 시킬 수 있어 편리하지만 바다는 항상 잔잔하지 만은 않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강풍이 큰 파도를 몰고 올 때는 10만 톤이 넘는 거대한 선박도 선체를 파도나 너울에 맡기고 안전한 각도를 잡고 지나치길 기다려야 한다. 대자연의 힘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동력으로 성급히 헤쳐 갈 요량으로 강제한다면 선박은 파산하거나 침몰을 맞아야 할 것이다.

 

두해 남짓 전 있었던 세월호 사고가 우리 모두를 슬프게 했고 그 상처에서 아직은 완전히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쉽게 믿고 잘 알고 있다는 착각으로 사용설명서를 소홀히 취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박을 운용함에 있어 매뉴얼에 따른다면 선박은 어떤 경우에도 안전하다. 선박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발전해 왔고 지금은 운송 및 교통수단 중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연안에서 상상을 초월한 사고가 발생했고 우리 모두는 너무나 미숙했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 성장과 발전에만 집중해 왔다. 그리고 우린 배고픔을 해결했고, 이젠 행복한 삶이 무었이냐에 대한 화두로 각자간의 대화를 시작한다. 이러한 성장과정은 급한 우리 성격 탓에 단기간에 이루어 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성장의 이면에 숨은 안전의 실체를 놓치고 있었던 결과로 보인다. 성장을 위해서는 사소한 사고를 무시하고 살아온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바다에서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고 각 분야에서 상상을 초월한 사고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젠 우리 모두는 과거를 되돌아 봐야 할 때다.

 

과거의 사건 사고에서 교훈을 얻고 미래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과연 미래에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지를 살필 때라 믿는다. 과거의 사고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은 잘못된 부분을 징벌해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는 미래의 교훈으로 삼아 미래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안전·행복 위해 시간·노력 투자해야

 

우리 모두는 각자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각종 안전 의식과 위기 시의 개인의 생존법을 교육하고, 성인들은 사용설명서와 같은 매뉴얼들을 숙지하고 실행하는데 필요한 일정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우리 모두 지금까지의 과거와 달리 변해야한다.

 

△김상겸 대표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항해사·선장으로 10여년동안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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