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공천에 눈멀어 아부의 극치를 달리는 인물들 유심히 살펴야
언제부터인가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2명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자리를 잡았다. 선거를 통해 정치인이나 단체장을 1명 뽑았는데 모셔야 할 상전이 2명인 것을 비꼬아서 하는 말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선인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이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단체장의 행보보다 사모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입방아에 자주 오른다.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말들이 많다. 과거에는 소위 ‘그림자 내조’라고 해서 대중에게 잘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선행을 베풀곤 하는 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풍속도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민선시대가 들어서서 확 바뀌었다. 선거를 치르다 보니 한명이 아쉬운 캠프나 후보 입장에서 부인은 물론 가족까지 선거판에 끌어드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당선 이후에도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대리자(?)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선거판에서부터 가족상전이 많아 선거운동이 표류하거나 못해 먹겠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가족과 친인척의 선거개입이 도를 넘어서고 부인은 그 중의 핵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선거법이 타인에게는 많은 제한이 있지만 부인이나 자녀의 선거운동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어서 이기도 하다. ‘베개송사’라는 말이 있다. 사모님의 말을 잘 듣는 남편이 베갯머리에서 이루어지는 말씀을 듣고 직원을 판단하거나 인사에 적극 반영한다는 것을 빗대어 한 말이다. 일찍이 과거 대통령들도 유난스런 사모님이나 가족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국정을 농단 당하고 비리로 얼룩진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자녀 사랑이 남달랐던 일부 사모님들은 남편 몰래(?) 뇌물을 받아 자식들을 해외 유학을 보내고 호화로운 주택을 구매하였다가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외국에서 조사를 받고 그 여파로 국내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옷로비 사건’도 한 예이다. 고위직 사모님들이 호화백화점에 몰려다니며 고급 의류를 사모님에게 진상한 사건이다. 그 대가는 남편의 영전이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불법정치자금을 본인이 받지 않고 사모님이 대신 받고 본인은 모르쇠로 일관하여 사모님이 죄를 뒤집어쓰고 옥살이를 한 경우도 있다.
민선시대 전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단체장의 젊은 사모님이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돌잔치 사건’을 비롯해 과다한 선물과 호화로운 관사 운영, 사적 행사에 국악원을 비롯한 행정 동원으로 물의를 빚곤 했다.
이에 질세라 유력 정치인 모씨의 부인은 적극적인 성격과 행동, 공처가인 정치인 때문에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여기에 사모님이 인사 청탁과 뇌물을 받고 공무원이 자살하거나 단체장의 정치생명이 끝난 경우는 정읍과 임실, 무주를 비롯해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이와는 다른 풍속도이다. 아예 적극적으로 남편을 보필하여 각종 행사에 솔선수범하여 참여하고 대리인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단체장들이 불화가 있는 경우 사모님끼리도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일을 열심히 하거나 단체장을 수행하고 잘 모시는 것보다 사모님을 잘 모시는 것이 더욱 빠른 승진이 보장된다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항상 과하면 체하게 마련이다. 바쁜 남편을 대신해 참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정서적 대신이지 단체장을 대신하는 것은 부지사나 부시장, 관련 국장 등 많은 공적인 계통이 존재한다. 꼭 필요하다면 사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국한해야 한다. 요즘 흔한 풍경이 국·과장이나 또 다른 낮은(?) 사모님들이 거의 도열하다시피 하여 왕사모를 모시는 것이다. 행사가 지연되고 있어 물으니 “아직 사모님이 도착하지 않아서!”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많아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모 관변단체’는 한창 행사를 진행하다가 사모님이 늦게 도착하니 사회자가 행사를 중단하고 관련자들이 우르르 나가서 사모님을 맞이하는 것도 봤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 시민들이 나서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혹시 관용차를 타지는 않는지, 공무원이 수행하는지, 축사를 하며 선거법을 어기지는 않는지 적극 살펴볼 일이다. 분명한 것은 단체장과 의원은 공인이고 사모님은 사인이라는 것이다. 일부 승진에 눈멀어 아부의 극치를 달리는 공무원들과 공천 또는 보조금에 목메는 단체나 사람들의 사모님과의 관련성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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