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한 대기업 연구소에서 내가 연구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30년이 다 되어 간다. 거기서 처음 맡은 연구 프로젝트는 태양광 발전 패널 제작이었다. 그 당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패널 값이 너무 비싸 이보다 훨씬 싸게 제작할 수 있는 비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태양전지는 효율이 너무 낮고 안정성도 떨어져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었다.
태양전지 획기적 발전
결정질에 비해 비정질 실리콘은 대면적이나 굴곡이 있는 표면에 제작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일본에서는 기와형태나 그 밖의 건물 치장재 형태의 태양전지를 만드는데 사용할 목적으로 아직도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규모 발전용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제작단가가 크게 낮아 졌기 때문이다. 2001년 1와트 당 4달러에 육박했던 결정질 태양전지 패널 가격은 현재 1달러 미만으로 내려갔다.
최근엔 결정질 실리콘 대신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반도체 재료가 태양광 발전에 유력한 후보 물질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물질은 우리나라 연구진들과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국내 한 연구진에 의해 작년 처음으로 그 광전효율이 결정질 태양전지의 80% 수준으로까지 향상되었으며, 올해에는 국내 다른 연구진이 그동안 사용되던 아주 비싼 유기물을 싼 무기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물질로 제작되는 태양전지는 향후 광전효율이 결정질 태양전지의 두 배에 이르고 그 제작단가는 와트 당 10센트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무엇보다도 획기적인 것은 페로브스카이트가 비정질 실리콘처럼 대면적이나 굴곡 있는 표면에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비정질 실리콘 제작엔 고가의 진공장비가 필요하지만, 이 물질을 사용한 태양전지 제작엔 진공장비가 불필요하다. 향후 5년 안에 일반 유리 가격보다 그리 비싸지 않은, 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코팅된 유리를 사용한 빌딩이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물질은 개발 초기의 비정질 실리콘처럼 안정성이 떨어져 10년 이상을 사용할 수 없다. 20~30년을 사용할 수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하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다.
최근 경주 일대에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인근의 밀집된 원전들 안전 문제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주변에 활성 단층이 있어서 진도 8이상이 되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의 연구용역보고서가 석연찮은 이유로 숨겨졌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더이상 원전은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2029년까지 원전2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을 고집하고 있다. 현재 태양전지 개발 상황으로 봐서 향후 10년 안에 원전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태양광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최근까지 제시되었던 원전의 발전단가라는 것은 엉터리다. 수명이 다한 원전 해체 비용은 1기당 최소 1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며, 거기서 발생된 방사능 폐기물 저장 및 처리 비용은 계산조차하기 어렵다.
거기에 국민들이 집단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이나 폐기물 저장시설에 대한 저항감까지를 고려한다면 원전 운용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상당하다. 안정적이고 싼 태양광 전기 공급이 이루어질 시기까지 전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더 이상 원전은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